본문 바로가기
나오의 일기

3월 5일(화) 새학기 시작!

by artist_nao 2019. 3. 5.
반응형


지난 주와 입학식 전날 군대 가는 꿈을 꿨다;;; 담임을 전말 오랜만에 담임을 하게 돼서 떨렸나보다. 2014년이 마지막 이었으니 진짜 오랜만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쉬면서도 이뤄놓은 게 없어서 종종 후회를 하기도 했는데, 그래도 쉬면서 여러 가지 깨달은 바가 많았다.

내가 이 일을 정말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됐다. 쉬기 전 학교에서 겪었던 부당한 대우들로 트라우마가 생겨서였는지 자꾸 도피하려고만 하지 않았나 싶다. 물론 아이를 가지기 위해서기도 했지만.

내가 나름대로 잘 해낼 수 있고 보람을 가지면서 할 수 있는 일이 주어져 있다는 게 얼마나 큰 행운이고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청교도 신자마냥 일, 노동은 삶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최적의 수단이다.

물론 어제 오늘 쏟아지는 업무들 때문에 제정신이 아니고 멘탈이 나가 있긴 하다; 몇 년 전 같으면 하지 않았을 실수를 연거푸 하는 걸 보면 나도 나이가 든 티가 난다. 몇 년 쉬어서 그렇기도 하고. 그래도 뭐 해왔던 일이니 금방 적응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앞으로는 웬만하면 일을 쉬고 싶지 않다. 정말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은 사람을 정말 힘들게 한다. 일을 하는 것도 쉬는 것도 아닌 애매한 상태... 다시 겪고 싶지 않다.

매번 1학년을 맡을 때마다 느끼는 건 정말 애들이 귀엽다 ㅎㅎ 물론 몇년 전보다는 아이들이 1학년 같지 않게 체구도 크고 의젓해서 고학년 처럼 보이는 아이들도 있지만 그래도 새내기는 새내기다. 예쁘게 교복 입고 앉아 있는 모습. 긴장한 모습이 정말 귀엽다. 그렇지만 긴장이 풀리면 본모습(?)을 드러내겠지 ㅜ

역시 가장 큰 고민과 걱정은 생활지도다. 일이야 하면 되지만 아이들과 투닥거리는 과정은 매 순간 순간이 정말 어렵다. 어느 선까지 어떤 방법으로 지도를 하고 함께 해나가야 하는지 신중하게 고민해야겠다. 과거를 돌이켜보면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됐을 텐데, 조금 더 잘해줄걸 하는 아쉬움들이 항상 남는다. 물론 해마다 내 아이들이라는 마음으로 함께 생활해왔지만 내 아이가 아니니 더 조심스럽게 다가가야 하는 부분도 분명 있다.

그래도 한 가지 분명한 건 내가 정성을 쏟은 만큼 아이는 성장한다는 것이다. 당시엔 내 속을 박박 긁었더라도 시간이 흐르면 그 땐 감사했다고 죄송했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참 뿌듯하다. 물론 안 긁는 게 제일 좋겠지만 ㅎㅎ

어쨌거나 일관성을 잘 유지하면서 끝까지 흐트러지지 않게 일년을 보내는 게 내 목표다. 혹여나 올해 임신이 되면 쉬게 될 가능성이 큰데 임신이 되더라도 이 아이들을 끝까지 맡고 싶다.

어제 새학기 첫날, 회식까지 있고 일 폭풍이라 퇴근 후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쳐있었는데 우리 반 아이들 사진을 보면서 이름을 여러 번 상기시키며 외웠다. ㅎㅎ 아직 번호까진 긴가민가 한데 이름과 얼굴은 싹 외우니까 마음도 편했고 오늘 아이들 이름을 불러주니 아이들도 좋아하고 친해진 느낌이 들어 참 뿌듯했다.

역시 교사 생활을 오래하신 이모 말씀처럼 최고의 장학은 아이들 이름을 불러주는 것이다. 그러나 ㅜ 과목 특성상 많은 반을 들어가서 총 10개반을 들어가는데 다 외울 수 있을지 모르겠다. ㅠㅠ 그래두 예전엔 다 외웠었는데 확실히 나이탓인가 힘들기는 하다. 300명이 넘어가는데 그래두 노력해봐야겠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