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7일/ 산후조리원 생활 & 산후풍 & 모유 유축/ 여의도 신생아 중환자실 면회/ 퇴원을 앞두고!
떡순이 낳은 지 벌써 열흘이 되었다. 여의도 성모병원은 큰 병원이라 그런지 제왕절개는 3박 4일 만이 퇴원을 시킨다. 진짜 움직이는 것도 힘든데 퇴원이 되나 싶었는데 사람의 적응력은 정말 무서움 ㅎㅎ 조리원 와서 3-4일 지나니 좀 살만해졌다. 그래도 아직 배가 정상은 아니다;;
일반 여성병원이나 산부인과는 제왕절개 5박 6일 입원이던데... 진짜 잘 걷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퇴원했나 모르겠다.
조리원 와서 처음 하루 정도는 괜찮았는데 신생아 중환자실 면회를 매일 갔고 또 갈 때마다 호전이 별로 없는데 이것저것 또 검사한다 그래서 매일 마음을 졸여서 그런지 나도 모르게 산후우울증 비스무리하게 온 거 같았다 ㅠㅠ
조리원에 아기가 병원에 있는 산모는 나밖에 없었는데 힘들게 유축해서 수유실에 가져다주는데 수유실에서 아기 직수를 하는 엄마들을 보니 나도 모르게 울컥하고 또 방에 혼자 있다가 시간되면 유축하고 그래서 우울해질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자려고 누우면 떡순이 걱정에 잠도 안오고 사진이랑 영상보면서 울다가 겨우 살짝 잠들고, 또 내가 지금 해줄 수 있는 게 모유를 유축해서 얼려서 가져다 주는 것밖에 없으니 모유 유축에도 집착해서 잠도 안자고 3시간에 한번 꼬박꼬박 유축을 했었다.
피로가 겹친데다가 한겨울에 매일 병원 면회갈 때마다 땀을 너무 많이 흘리고 겉옷 벗을 때 땀이 식으면서 살짝 한기가 든 건지 조리원 와서 유축하는데 옮긴 방이 우풍이 있어 목 뒷덜미와 팔로 한기가 훅 들어오는 느낌이었다.
그 뒤로 그 부위가 너무 시리고 따뜻한 방에 있는데도 바깥 찬 바람 맞는 느낌이라 너무 무서웠다. ㅜㅜ 전에 자궁 폴립제거 수술을 받고 생각없이 지내다가 하체에 찬바람이 들어 1-2년 너무 고생했던 터라 산후풍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어 완전히 멘탈이 붕괴가 되어버렸다...
하필 조리원도 아기가 너무 일찍 나와 처음 예약한 방에 못들어가고 이방 저방 전전하느라 방도 자주 옮겨서 잠도 잘 못자고 더 피곤했다. 그야말로 여러 가지 힘든 게 겹친 상황... 다행히 남편과 조리원 원장님께서 여러 가지로 신경을 써주셔서 지금은 한 방에 정착해서 매우 잘 지내고 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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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순이는 출산 후 혈당 수치가 낮았으나 금방 회복이 되었고 우려하던 임당 산모 아기에 대한 문제는 없었다. 칼슘 수치가 좀 낮았으나 큰 문제는 안된다고 했다. 먹거나 잘 때 산소포화도가 조금 떨어져서 수치를 재는 기계를 달고 있었는데 출산 셋째날 갑자기 신생아 중환자실로 가게 되었다 ㅜㅜ 잘 게워내는 편이었는데 위장에 가스도 가득 차있고 아무래도 중환자실로 옮겨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겠다는 소견...
출산 둘째날 수유 연습을 하고 싶어 먼저 요청 드려서 세 번 정도 수유 연습을 하러 가서 떡순이를 만났었는데 바로 다음 날 인큐베이터에 들어가서 지금까지 우리 아가 만져보지도 못하고 있다...
위장이 다른 아기들보다 많이 부어있고 먹을 때 공기를 많이 삼키기도 하고 게워내서 위장초음파를 찍었는데 위장의 구조적인 문제는 없었다. 그 와중에 두상 크기가 상위 91프로라서 뇌초음파도 찍었다;;; 이상은 없고 완전 작은 물혹같은 게 있으나 일반적으로 흔히 있는 거라서 정상~
검사 결과 이상은 없는데 게워내는 게 심해서 일단 금식을 했는데 말초신경 수액이 아기한테는 버겁다고 팔 혈관에 관을 넣어 심장까지 연결해야 한다고 했다 ㅜㅜ 시술 동의서 쓰는데 또 눈물이 줄줄 났다. 아기들은 마취바늘이나 시술이나 통증 느끼는 건 마찬가지라 마취없이 그냥 꽂는다고 했다. 혈관에 관을 넣어 심장까지 연결한다니 너무 놀랐는데 선생님께선 신생아들 수액 영양 공급할 때 흔히 하는 시술이라고 하셨다.
다음 날 면회 갔을 때 관 꽂은 거 보니까 우리 아기 아팠을 거 생각하니까 계속 눈물만 나고 딱히 호전이 없어 더 마음이 아팠다. 엄마들이 차라리 내가 아팠으면 좋겠다고들 그러는데 정말 딱 그 심정... 조그만 애기 여기 저기 바늘이랑 줄이 주렁주렁 달려있고 힘들었는지 입술도 말아있어서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아기가 아픈 게 다 내 탓 같고 너무 미안하고 어떻게 해줄 수 있는 게 없으니까 마음만 아프고... 그치만 다들 엄마가 건강을 먼저 챙겨야 나중에 퇴원해서 아기 잘 볼 수 있다고들 했다.
떡순이가 금식을 이틀하고 다시 조금씩 먹이는데 아직도 좀 게워내고 위장이 붓고 해서 분유를 바꿔보자고 하셨다. 매일 앱솔루트 HA 분유를 사오라고 하셔서 급히 여의도 이마트에 전화해서 있는 거 확인하고 사서 넣어주었는데 다행히 그 분유가 잘 맞는지 그 뒤로 게워내지도 않고 양도 많이 늘어서 곧 퇴원할 수 있겠다고 하심!!!! ^^
내일부터 이틀 동안 수유교육을 받고 다음 날 퇴원할 수 있을 것 같다. 퇴원 전날 심장초음파 검사가 있는데 이상없이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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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유수유는 내 3대 로망 중 하나였는데 다행히 모유는 매우 잘 나오고 있다. 3-4시간마다 한번씩 유축해서 한 팩에 40-50ml로 냉동하고 병원 면회 갈 때마다 열심히 들고 갔는데 아기가 소화를 잘 못시켜서 병원에선 거의 못 먹인 것 같다 ㅠㅠ 퇴원하면 떡순이 상태를 봐서 직수도 하고 냉동해둔 모유도 녹여서 먹여야겠다. 제발 젖 물리는 데 다른 트러블이 없었으면!
유축을 하고 나면 배도 너무 고프고 식은땀이 쭉 나면서 기력이 떨어지는데 모유가 혈액으로 만들어지는 거라고 하니 그럴 만도 하다. 출산하자마자 산후 보약을 바로 지어서 병원 퇴원하고 바로 먹기 시작했는데 모유수유를 이야기해서 가능한 한약으로 지었다. 젖도 잘 돌게끔 약재를 써주신 거 같다. 단골 한의원이지만 진짜 효과는 매번 확실히 나타나는 듯 ㅎㅎ
병원에서 2-3일째? 저녁에 젖몸살처럼 가슴에 열이 오르고 해서 개인적으로 챙겨간 유축기를 썼는데 오른쪽만 유선이 조금 뚫린 느낌이었다. 조리원에 와서 유축기를 열심히 썼는데 출산 4일째, 조리원 첫날에는 2번 유축을 했는데 한번에 5ml 씩 밖에 안나와서 좌절했다가 출산 후 열흘이 넘은 지금은 점점 늘어서 3-4시간 텀으로 유축 시마다 100ml 정도가 나온다. 요 며칠은 밤에 너무 피곤해서 유축 안하고 통잠을 자니 아침에 유축할 때 150ml가 넘게 나와 젖병 하나를 꽉 채우고 있다.
땀도 그렇고 모유도 그렇고 너무 많이 나서 그런지 물도 엄청 마시고 미역국은 맨날 리필까지 해서 국물까지 드링킹하는데 그래도 몸이 축나는 느낌이다. 정말 돌아서면 땀이 너무 많이 나고 옷 갈아입는 게 아주 일이다. 한의사 쌤께서 2-3주간은 땀이 날거라고 하시긴 했는데 땀이 안날 때가 거의 없어서 무서울 정도이다. 정말 태어나서 이렇게 땀 많이 쏟은 적은 처음~
그래도 모유가 잘 나오니 정말 다행이다. 수유실 선생님들께서도 유축해서 가져다 드릴 때마다 축하해(?)주시고, 양 많다며 한마디씩 하시곤 한다. 모유가 잘 안나와서 스트레스 받는 산모들이 많은데 감사하게 생각해야지.. 제발 떡순이가 직수로 잘 먹어주기만을 바라고 있다~ 다행히 먹성이 좋아서 잘 먹는다고 한다 ㅎㅎ
모레면 떡순이 퇴원!!!! ❤️ 떡순이 데려올 생각을 하니 넘 설레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