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의 레시피/밥 & 반찬

맛있는 영광 굴비, 맛있게 찌는 방법/ 산모(모유수유) & 환자 & 입맛이 집 나간 사람 추천 음식!

artist_nao 2020. 7. 5.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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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굴비를 즐겨 먹는 편은 아니었고 사서 집에 먹는 건 더더욱 아니었다. 그냥 가끔 외식으로 먹거나 하면 나름 맛이 나네 그 정도였지 찾아먹진 않았었다.

출산 후 매일 먹는 미역국도 질리고 무엇보다 입맛이 가출해서 입 안이 깔깔했었다. 산후보약을 한 사발 먹어도 어느 날 갑자기 그냥 정말 갑자기 굴비가 땡겨서 엄마한테 굴비가 먹고 싶다고 지나가는 말로 이야기를 했었는데 아빠가 영광에서 굴비 사업 하시는 지인 분께 부탁을 해서 주문을 해주셨다;;

사실 말라놓은 굴비는 다 납품됐고 가족분들 먹을 것만 있었는데 산모가 먹고 싶다고 이야기를 하셨는지 어쨌는지 구해주셨음 ㅠㅠ 와 근데 진짜 내가 아는 굴비 맛이 아니었다.... 그동안 먹은 건 그냥 굴비를 흉내만 낸 것이었음 ㅎㅎ 유명한 맛집에서도 먹어보고 비싼 집에서도 먹어보고 그랬었는데 왜???

큼직한 영광 굴비가 꾸덕꾸덕 잘 말라서 윤기가 좔좔 흐르는 게 엄마가 쪄서 살을 발라주시면 진짜 앉은 자리에서 한 그릇을 다 먹을 정도였는데 나중에 대충 가격을 듣고 정말 너무 아주 놀람~ 도대체 한 조각에 얼마짜리를 먹고 있었던 건지 ㅜ

처음 주문했던 걸 다 먹고 급하게 말린 걸 받아서 또 먹었는데 그건 그냥 조기 같은 맛이었다.. 사실 시중에 판매하는 굴비도 바짝 말린 게 많지 않은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바짝 말린 굴비를 잔뜩 주문해서 냉동실에 쟁여놨었는데 오늘 갑자기 생각이 나서 쪄봤다.

그동안은 엄마가 쪄서 발라주셨는데 이제 엄마가 내려가셔서 안계시니 여쭤봐서 직접 쪘다. 찜기 위에 올려 센불에서 끓이다가 중불에서 15분 찌라고 하심 ㅎㅎ

굴비를 꺼내 물로 살살 씻고 그대로 찜기에 올려 쪄냈다. 쌀뜨물에 담가두면 냄새도 좀 빠지고 더 맛있다고는 하는데 친정에 있을 때 한번 엄마가 그렇게 해주신 적이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물에 담가뒀다 찐 건 맛이 없었다. 식감도 그렇고 뭔가 굴비 특유의 윤기도 없고 이도저도 아닌 이상한 맛이어서 (색감도 죽어버림) 그렇게 쪄낸 건 안먹었는데 아빠가 넘 안타까워 하신 기억이... (가격 생각하면 ㅠㅠㅠㅠ)

어쨌든~! 직접 쪄봤는데 대성공 ㅎㅎㅎ 쪄낸 후에 한 김 식혔다가 비닐 장갑 끼고 쫙쫙 찢으면 된다. 굴비는 진짜 껍질, 내장 주변에 붙어있는 살, 꼬리 쪽 살, 머리 윗부분 살 요런 데가 진짜 찐이다 ㅋㅋ 굴비 해체를 하면서 줍줍해서 먹어도 맛있다.

큰 거 세 마리 쪘는데도 반찬통 한 통 겨우 나옴 ㅠㅠ
남편은 그닥 굴비를 안 좋아하는 건지 나 먹으라고 안 먹는 건지 암튼 잘 안 먹어서 독식하고 있다;

지금은 단유하고 완분하지만 출산 후에는 한동안 완모를 했었는데 입맛이 없어도 모유가 잘 나오려면 정말 밥이랑 미역국을 엄청 엄청 먹어야 한다... 이 때 굴비가 정말 구세주였다. 어느 순간 밥을 한 그릇 더 뜨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 엄마는 입맛없는 노인네 같다며 놀리시곤 했는데 진짜 세상 맛있었고 지금도 맛있다 ㅎㅎ 특히 기력없고 입맛없는 산모나 환자에게 정말 추천음식이다~~

굴비는 뜨거운 성질의 음식으로 면역력 강화, 원기회복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피로 해소에도 좋고 눈에도 좋고. 무엇보다 소화가 잘 돼서 진짜 개인적으로는 출산으로 기력 떨어지고 입맛 없고 밤에 못자서 피곤한 산모에게 딱인 음식이다. 게다가 모유수유에도 도움이 되고!

한동안 엄~청 먹다가 신기하게도 단유하면서부터는 잊고 지내다가 오늘 오랜만에 먹었는데도 정말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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