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 목소리가 완전 갔었는데 어제 부쩍 좋아지나 싶더니 밤부터 눈에 눈꼽이 끼고 딱 눈병 증세가 나타났다. 신경쓰여서인지 잠을 거의 못잤다.
아침에 일어나니 증세가 심해서 출근을 해야할지 고민하다가 지난 번 병가도 냈고 또 어제 목 때문에 조퇴도 해서 도저히 못간다는 말씀을 드릴 수가 없었다.
겨우겨우 출근해서 동료들에게 눈병인 거 같다고 이야기하니 한 여자쌤이 그거 자기가 걸렸던 감기 증상이랑 똑같다고 한다. ㅠㅠ 지난 주에 그 쌤이 나처럼 하루 정도 목소리가 완전 간 적이 있었는데, 그 뒤로 기침 나고 목 조금 좋아지면서 눈병 증세... 너무도 일치했다.
아.. 진짜 욕나왔다 속으로 ㅜ 왜 하필 나야... 면역력이 떨어진 내 탓을 해야한다 정말. 아침까지만 해도 증세가 심하지 않았는데 4시간 연속 수업을 하다보니 점점 심해져서 급기야는 고름 때문에 수업 중간 중간 앞이 안보여서 면봉으로 계속 닦아내고 인공 눈물을 넣어야만 했다. 오죽했으면 애들이 조퇴하시라고.. 감염되는 거 아니냐고 ㅠㅠ
여하튼 진짜 죽을 거 같아서 조퇴한다고 말씀드렸다. 어차피 수업이 오전에 몰려 있어 교환은 안해도 되기 때문에 조퇴하라고 하신다.
집에 오는데 정말 눈 앞이 계속 흐려져서 손등으로 닦으면서 운전하느라 혼났다. 눈병 정말 심하게 걸렸을 때도 이정도는 아니었는데 눈 위 아래가 미친듯이 붓고 실핏줄 다 터지고 눈꼽이 아예 고름처럼 흘러내린다. 반나절만에 면봉 한 통을 다 썼다. 이럴 줄 알았으면 어제 병원 약을 먹을 걸 싶었다.
안과에 갔더니 결막염이라며 감염 경로와 증상 등을 자세히 이야기하려는 것도 자르고 약 줄테니 가란다. 진짜 눈이 위아래로 들러붙어서 제대로 뜨지도 못하는데 돈 안되는 치료 하기 싫은 건지 불친절 그 자체다.
하.. 진짜 너무 괴롭다. 차라리 목소리 안나오고 기침 하는 게 백만 배 낫다. 눈병도 아닌 것이 이렇게 심한 증상은 태어나서 처음이다. 욕나와 정말... 남편이 먼저 걸려와서 자기도 옮았다는 그 여자 쌤은 미안한 기색도 없는 거 같다. 자기는 눈 증상은 그렇게 심하진 않았는데 남편이 아주 심했단다.
아... 진짜 요 몇 달 간 나보고 죽으라는 건가 싶다. 정말. 살려고 발버둥치는데 진짜로. 몇 달 간 겪은 병만 도대체 몇개야.... 이게 다 보톡스 때문이다. 아 미친 보톡스.
죽고 싶다가도 자살한 후 환생하면 더 힘든 삶이 기다릴 거 생각하면 엄두가 안난다. 그래도 너무 힘들잖아 인간적으로... 마음의 병이 이렇게 무섭다. 제발 아무 걱정 없고 생각 없이 잠자고 먹고 했던 옛날이 너무나 그립다.
다 밉다 정말. 보톡스 주기적으로 맞으면서 나에게 추천해던 친구도. 이상한 병을 옮긴 그 쌤도. 부작용 톡방에 자꾸 불안감 조성하는 여자애들도. 다 짜증난다. 칭찬일기 감사일기 다 갖다 줘버리고 싶다 정말. 짜증나는 건 짜증나는 거야. 힘든 건 힘든 거고.
진짜 몸이 아프면 답이 없다. 힘들어도 몸이 버틸만 하면 견딜 수 있는데. 몸이 몇 번이고 무너지니까 미칠 것 같다. 이 와중에 혼자 지지리궁상인 게 더 외롭고 쓸쓸하고.. 내 자신을 사랑하고 채워주라는데 도대체 어떻게 채우냐고. 당장 눈 뜨기도 힘들고 고통스러운데.
도대체 언제쯤 좋아질까. 난 어떻게 해야할까 정말.. 퉁퉁 붓고 고름이 흘러내리는 눈에 눈물까지 흐른다. 안그래도 눈 주위가 꺼지고 파여서 난리났는데 눈병으로 몰골이 정말 산 사람 몰골이 아니다.
그냥 이 세상에 혼자 남겨진 것 같다. 몇 달 전부터 현실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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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2일 (목) 면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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