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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31일(토) 공황장애

by artist_nao 2018.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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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을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공황장애 증상이 나타났다. 한동안 괜찮더니... 남편하고 이야기하는 중에 뭔가 서운해지거나 차갑게 느껴지면 찾아오는 것 같다.

어떻게 극복이 안되나... 아무리 생각해도 우울증과 공황장애... 자살 충동. 이렇게 세트로 오는 아이들이 나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정말 정확히 결혼 후부터 그랬으니까. 점점 자신이 없어진다. 공황장애는 처음부터 있었던 건 아니고 나중에 심해졌고 그럴 때는 정말 없어지고 싶다. 정말로... 죽고 싶다라기 보단 사라져버리고 싶다.

이제 싸우지도 않고 요구하지도 않고 그냥 놔버렸다. 다 놨다고 생각했는데도 한번씩 올라오나보다. 그냥 혼자 사는 게 나을까. 혼자인 게 나을 것 같기도 하다. 바쁘지 않을 때가 더 힘들다. 같이 있는데 혼자 있는 것보다 더 외롭고 공허하고 정말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무섭도록 외로운 느낌. 외면받는 느낌이 견디기가 힘들다.

산책로에서 다리를 건너오는데 밑으로 차들이 엄청 지나다닌다. 밖에 있을 때 남편과 그러고 나서 찾아오는 공황장애 증상, 특히 큰 도로의 차 소리에 반응하는 것 같다. 차소리가 나를 공격하는 것 같은 느낌. 귀를 막고 주저 앉아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숨을 쉬기가 힘들어진다. 머리는 퓨즈를 끊은 것마냥 생각이 멈추고 나를 공격하는 그 소리들을 막아내느라 붕 떠 있는 것 같은 느낌이고, 온 몸은 경직돼서 움직일 수가 없다.

몇 번 그랬으면 이젠 도와줄 수 있잖아.. 그러고 있는 나를 먼 발치서 바라만 본다. 한참을 아무것도 못하고 그대로 방치됐다. 너무 힘들어서 눈물이 범벅이 됐다. 차 소리들이 너무 고통스러워서 귀를 막고 있어도 죽을 것 같아서 움직일 수가 없어서.. 주머니에 핸드폰이 있는데 꺼낼 수가 없었다 몸이 움직이질 않아서. 사람들이 지나가는 소리가 들리는데 도와달라고 말할 수도 없었다.

5분. 10분? 한참 뒤에야 남편이 가자고 나를 일으켰다. 임 진이 다 빠져서 제대로 걸을 수가 없다. 다리를 건너는 게 너무도 고통스러웠다. 차소리가 안들리는 집에 도착해서야 겨우겨우 진정됐다.

남편이 너무 원망스러웠다. 왜 날 방치해뒀냐고 물어보니까 밖에서 혼자 그러구 있으면 이겨내야하지 않겠냐고 그래서 내버려둔거란다. 이제 놀랍지도 않다. 혼자 있을 때 그런 적은 없다.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 이제 충분히 아는데.. 아직도 적응이 안되는 건가. 내가 이상한 사람인건가. 난 언제까지 이래야만 하나.. 너무 고통스럽고 무섭다.

죽고 싶지 않은데 자꾸 사라져버렸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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