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째 허리디스트 방사통이 있었는데 2024년 마지막 날 새벽에 화장실을 가다가 통증이 너무 심해 거실 기둥을 붙잡고 움직이지도 못하고 울기만 했었다 ㅜㅠ
걷지를 못해가지고 기어서 겨우 화장실 간 다음 아침에 병원에 갔다.
그간 방사통이 심하지 않았고 좋아졌다 안 좋아졌다를
반복해서 집 근처나 직장 근처 정형외과에서 물리치료와 약 처방 받아 근근히 생활해 왔었다. (그 마저도 일과 양육 땜에 잘 못갔음 ㅠㅠ )
아무튼 두 달째 지속돼서 정선근 교수님의 백년허리 1, 2권을 정독하고 환경을 하나씩 바꿔보기로 했다.
그러던 와중 갑자기 안좋아져서 전에 다녔었던 가자 연세병원을 다시 가게 된 것이다. 예약을 못하고 가서 한 시간 좀 넘게 기다렸다. 그래도 진료 받아서 다행이었다…
일단 엑스레이 찍고 얘기 들어보시더니 통증이 너무 심한데 어떻게 지냈냐며 ㅠㅠ 상황이 급하기도 했고, 백년 허리 책에서 방사통이 오래 지속될 경우 신경차단주사도 도움이 된다는 얘기가 있어서 주사를 맞기로 했다. (책에는 심할 때는 주사나 약 처방을 적절히 받으라고 했고, 근본적인 건 허리 위생이라고 함) 약 처방도 1주일 받았다.
주사를 맞으면 하루 이틀 내로 통증이 좋아져야 하고 좋아지지 않는다면 심각한 거니 MRI 찍고 그 다음 스텝(시술 같은…) 밟아야 된다고 하셨다.
주사실 대기하고 있는데 대기가 좀 늦어져서 같이 대기하고 있던 할머니 두 분과 이야기를 한참 나눴다. 두 분 성향이 극과 극이라 대화가 재밌었다. 참 좋으셨던 분들!
드디어 내 차례가 왔고, 엎드려 누웠는데 너무 무서웠다 ㅜㅜ 고등학교 때 오십견 증상이 넘 심해서 신경 주사 맞은 적이 있는데 정말 죽다 살아났어서 과거의 악몽이 떠올랐다.
엎드려서 대기하고 있으면서 처음 맞는데 아프냐고 여쭤봤더니 아프긴 아프다고 하심 ㅋㅋㅋ 주사액 들어갈 때 이야기해주겠다고 하셨다.
주사 딱 들어가는데 주사 바늘 들어갈 때 어 생각보다 안 아프네 하다가 와 주사액 들어가는데 진짜 지옥의 고통을 경험함 ㅋㅋ 새벽에 기둥 붙잡을 때의 고통의 몇 십배가 오는 것 같았다. 그게 한 번이 아님 ㅠㅠ 체감상 주사 한 6대는 맞은 거 같았다. 중간에 나이가 좀 있으신 여자 간호사님께서(진짜 너무 엄마 같았다 넘 좋으심 ㅠㅠ) 손을 꼭 잡아주시면서 호흡을 길게 하라고 같이 해주셔서 정말 튼 도움이 되었다. 진짜 진통제라도 먹고 올 걸 싶었다. (먹었어도 그다지 도움은 안되었을 듯)
순간의 고통이 정말 애 낳을 때랑 전에 신장에 피떡 겁나 뭉쳐서 뚫어서 빼기 전 고통(요로결석보다 더한 고통- 그 때 대학 병원에서 외부에서 마약성 진통제를 사와서 놔주셨었음)보다 더 했던 것 같다. 물론 고통 지속시간은 훨씬 짧았지만 아오 그 기분 나쁜 저릿한 고통이 진짜. 다리 영영 못 쓰는 거 아냐 싶었다. (사실 그 느낌을 새벽에 받아서 병원에 간 것이지만…) 마지막 꼬리뼈에 주사 놓으시면서 이제 마지막인데 꼬리뼈는 좀 덜 아파요. 하셨는데 똑같이 아팠습니다 ㅋㅋㅋㅋㅋ
지옥의 고통을 겪고 나왔는데 할머님들께서 내가 소리지른 거 다 들으셨다 ㅜㅠ 한 분은 3개월마다 맞고 한 여섯 번은 맞았다고 하셨는데 어떻게 참으시는 건지… 그래도 맞으면 세 달은 간다고 맞는 게 낫다고 하셨다. (그 분도 허리 방사통)
아무튼 맞고 나오니 하반신이 살짝 마비된 것 같은 느낌이 있었다. 요 근래 밤이랑 아침에 방사통이 심했는데 (잠 못잘 정도) 낮에는 다닐만 했어서 진짜 괜히 맞았나 싶었다. (주사가 너무 아파서 ㅋㅋ)
그리고 집에 왔는데 확실히 통증이 줄은 게 느껴졌다.
근데 다음 날부터 이틀 동안 근무를 하는데 이상 증상이 나타났다.
양쪽 발 끝이 냉동된 것처럼 차가워지고 다리저림이 너무 심해서 마비된 것 같은 느낌, 힘빠짐이 심했다. 무서워서 병원에 전화를 했더니 와서 진료를 받아야된다고 하셨는데 일하느라 도저히 시간이 안 맞아서 예정된 일 주일 뒤에 가겠다고 함;;
인터넷 찾아보니 신경차단주사가 스테로이드라서 부작용 사례가 꽤 있었다. 와 나 이거 x된 거 아닌가 싶었다. 저림
증상이 심했는데 주사 맞고 관리 사항에 주사 부위 열 가하지 말라고 해서 저린 다리 쪽만 근적외선 치료기(원래 집에서 쓰는 거)만 좀 쬐어주니 좀 나은 거 같았다.
처음에 주사 맞고 집에 왔는데 허리랑 엉덩이 윗부분까지 전체적으로 엄청 붉게 되어 있어서 와 나 이거 또 x된건가 싶었는데 ㅋㅋ 그건 곧 없어졌다.
근데!!! 셋째, 넷째날부터 저림 증상이 확 좋아져서 자세 바꿀 때만 살짝 저린 느낌이 있는 걸로 유지됐고 밤과 아침에 있던 극심한 통증이 확 줄어서 제대로 잠을 잘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아침에 일어났을 때 가끔 좀 아프긴 함..)
주사 부작용 찾아보니까 일단 잘 못 놓는 병원에서 맞으면 주사액이 혈관으로 들어가는 경우도 있고 효과가 없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또 저림 증상은 주사로 인해 통증이 사라지니 저린 증상이 더 부각되는 현상(?)이라고도 하는데 어쨌든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주사 맞고 며칠 간 약이 퍼지고 약발이 세서 그런 거 같다는 생각이다. 나는 체중도 적게 나가서 다른 약이나 주사들도 좀 세게 드는 경향이 있다…
일단 나는 주사가 매우 잘 들어간 것 같고 ㅎㅎㅎ 이틀 정도만 저림 증상이 심했고 이후엔 잘 생활하고 있다 걷기 운동도 조금씩 해주고 있고, 선생님께서 걷기 좋다고 걷기 하고 앉는 자세가 제일 안좋다고 피하라고 하셨다. 디스크 5,6번 그 자리가 앉는 게 제일 안좋다고 하심. 4-5번인지 5-6번인지 헷갈리긴 한다 갑자기;
아무튼 일주일 뒤 진료 받았고 약은 아침 저녁 먹던 것을 하루 한번만 먹으라고 하셨다. 주사 효과 지속은 개인차가 있어서 어떤 사람은 일주일에 한번씩 3번 연속 맞는 사람도 있다고 했는데 나이가 젊으니까 한번 맞고 도수 치료, 물리치료, 견인치료로 관리해보자고 하셨다. 또 통증도 많이 감소해서 일단은 효과가 좋은 것 같다.
적어도 한 십 년은 관리 잘해서 최대한 수술은 피해야된다고 하셨다. 최윤진 교수님께 진료받았는데, 진짜 넘 맞는 말씀만 하시고 최대한 보존 치료하자고 하시니 좋았다. 그동안 일한다고 방치해서 넘 후회됐다 ㅜㅜ 선생님께서 완전히 좋아지려면 몇 달 걸릴 거리고 하셨다. 보통 디스크가 잘 흡수되기까지 3개월이 걸린다고 한다.
아무튼 잘 치료 받아보자!!!
제일 중요한 건 허리 위생과 운동! 허리디스크를 위한 노력들은 따로 포스팅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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