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요즘 깨어있는 시간을 거의 혼자 보낸다.
일을 쉰지 세 달 밖에 안됐지만 3년은 지난 것 같은 기분이다. 이럴 줄 알았지만 일을 하는 것도 힘들었어. 어쨌거나 쉬기로 이야기했던 거니까 쉴 수 밖에 없었다.
혼자 매 끼니를 해결하고, 혼자 장을 보고, 혼자 생각을 하고 혼자 글을 쓴다.
또 혼자 사야될 물건 리스트를 뽑아 비교를 하고 주문을 하고 택배 받은 걸 혼자 정리한다.
혼자 드라마나 영화를 틀어놓고 밥을 먹는다. 혼자 먹은 밥을 혼자 치운다.
혼자서 로봇 청소기를 돌리면서 그 아이가 닿지 못하는 구석을 청소해준다. 생각해보니 나보다 더 똑똑하게 청소하고 더 부지런한 걸 보고 있자면 사람 같아서 그럴 땐 혼자가 아닌 걸지도.
그러다가 혼자 잠들고 혼자 밤을 지새우기도 한다.
그래도 아직 머릿속에서 대화를 나누는 정도까진 아니니까 다행이다.
그런데 한동안 괜찮다가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갑자기 우는 일이 또 잦아졌다.
우울증은 아니다. 자살 충동도 공황 장애 증상도 없어졌다. 뭐랄까... 욕구들이 모두 거세당한 기분이랄까.
그물에 갇혀 벗어나려고 발버둥치다가 포기한건지, 아니면 안락한 온실 속에서 나올 생각을 안하게 된건지 모르겠다. 후자인 척 하는 전자같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반응형
'나오의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2월 10일 (월) 계묘일주.. 자묘형이 쌍으로.. ㅜ (2) | 2018.12.11 |
---|---|
12월 9일(일) 삶이 의미없고 그날이 그날 같다면? 그 이유는 뭘까? (0) | 2018.12.10 |
11월 27일 (화) 겁재달에 겁재일 (0) | 2018.11.27 |
11월 12일 (월) 요리하고. 쇼핑하고. (0) | 2018.11.13 |
11월 8일(목) 미세먼지 없던 쾌청한 가을날 (0) | 2018.11.0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