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오는데 올해 검진을 받아야 되는 해라 급하게 예약을 했다.
검진센터이기 때문에 공장형인 건 이해하는데 기초검사실 대기가 너~ 무 비효율적이었다.
엑스레이, 혈액검사, 채혈 등은 빠르게 완료하고 대기도 길지 않았는데 키랑 체중, 혈압 등 기초검사실이 한 개 밖에 없어서 대기가 엄청 길었다. 검사실 앞에 가니까 대기가 20명 넘게 있음... 진짜 솔직히 검사받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고 이렇게 병원이 넓은데 기본 검사가 딱 하나인 게 말이 안됨. 그동안 수많은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아봤지만 이게 뭐임???
심지어 탈의실 캐비넷은 몇십개 되고 겁나 넓은데 기초검사부스는 탈의실보다 좁음. 게다가 앞에 소파에서 대기하는데 다 앉지도 못해서 다닥다닥 앉는데 거리두기 하나도 안되고 그나마도 다 못앉아서 옆에 서있고 난리임.... 어떤 할아버지는 태그가 안된건지 뭔지 자기 아까부터 기다렸는데 왜 없냐고 고성이 오가고 ㅠㅠ
복도 공간도 겁나 넓은데 왜 검사부스 하나밖에 없음? 직원들도 많은데 키나 체중, 가슴둘레 재는 것만이라도 하나씩 더 있으면 금방 끝날 것 같은데 넘 답답했음. 시력검사나 청력검사는 합쳐서 대기 부스 따로 분산될 것 같은데- 진짜 개인 병원 같이 작은 곳에서 검진 받아도 키나 몸무게, 혈압은 제일 처음에 바로바로ㅠ
그리구 제일 기분 나빴던 건 키랑 몸무게 재는데 왜 나만 동네방네 키랑 몸무게 크게 부르시는지 진짜 기분이 나빴음 ㅠㅠ 내 뒤에 들어온 키작은 남자는 기분 나쁠까봐 키 나왔는데도 네 이렇게 나왔구요. 그러던데 진짜. 특히 몸무게 ㅜㅜ 출산하고 미처 다 빠지지도 않았는데 왜 더 많이 나온 수치로 정정해서 적고 큰 소리로 여러 번이나 외치시냐고~~!!!!!!!
계속 봤는데 나만 그래서 기분이 더 나빴다 정말.
어쨌든 기초 검사가 끝나니 일사천리로 검사가 진행됐음.
원래 건강검진 의사선생님 진료는 매우 간단하기는 한데 좀 당황했다. 자궁경부암 검진과 같이 받으려고 여자 선생님 계신 날로 예약을 했는데 가족 중에 고혈압 있는 사람 있냐고 물어보셔서 아버지가 그러셨다가 지금은 좋아지셨다고 하니까 끝??!! 대답도 안하시고 끝났음;; 도대체 혈압 가족력은 뜬금없이 왜 물어만 보고 가타부타 부언도 없고... 지금껏 검진 문진 중 가장 황당하고 성의가 없었다. 다행히 자궁경부암 검사는 잘해주셨지만 환자가 많으니 뭐 피곤하실수도..
검사가 다 끝나고 바로 옆에 붙어 있는 치과 검진으로 넘어갔다. 문진표 써서 내고 기다렸다가 검진 받는데 임신 중 안좋았던 어금니 포함 세 개 정도 문제가 있는 곳을 진단 받고 치료를 싹 받기로 했다. 한 김에 스케일링까지~
임신 전부터 지금까지 치과 치료를 못받아서 너무 오랜만에 왔고 또 충치치료는 더 오랜만이라 문제가 많을 줄은 알았다.. 마취 안하고 치료 받았는데 그래도 참을만 했다. 여자 의사선생님께서 진짜 친절하셨고 오른쪽 송곳니 문제를 발견하시다니 놀라웠다. 사실 오래 전부터 그 쪽이 자주 시렸었는데 양치를 잘못해서 치아가 닳은 거라고 하셨다 ㅠㅠ 레진으로 보충(?)하면 시리지 않을 거라고 하심.. 그동안 잇몸 문제인 줄만 알았는데 제발 이젠 안시렸으면 좋겠다. 치료받을 때도 아프면 손들라고 해주시고 컨디션에 맞게 천천히 쉬어가면서 해도 된다고 안심시켜주셨다. 또 목구멍이 막히는 느낌 때문에 숨이 막혀 초반에 두 번 정도 쉬었는데 복식호흡을 해보라고 하셔서 도움이 엄청 많이 됐다~~ 그 뒤로는 안쉬고 쭈욱 치료를 받았다 ㅎㅎ
본을 뜨고 임시로 붙여주셨는데 집에 와서도 하루종일 치과 맛과 냄새 땜에 괴롭고 이는 아프고 토할 거 같아서 힘들었다. 그래도 씌우는 날 예약을 최대한 빨리 잡아주셔서 넘 감사했다~!
넘 감사해서 몰래 명찰을 보니 이연* 선생님~!!! 본도 넘 꼼꼼하게 떠주시고 스케일링 진짜 감동적이었다 ㅜㅜ 그동안 받았던 건 스켈링이 아니었음 ㅠㅠ 어금니 안쪽 끝까지 엄청 꼼꼼하게 해주시는데 마치 악어새가 내 이빨 사이사이를 싹싹 훑어주는 듯했다 ㅎㅎ 보통은 이 사이사이를 이렇게 섬세하게 못해주고 안쪽 이 전체에도 기구가 많이 닿는 느낌이어서 이가 갈리진 않나 걱정도 들고 그랬었는데 딱 필요한 치석제거를 굉장히 날카롭게 해주는 느낌!
집에 와서 엄마한테 말씀드리니 본인도 얼른 가서 치료도 받고 스켈링도 하고 싶으시다며 재촉을 하셨다;;;
치아 세 개 본 뜨고 씌우고 윗 송곳니에 스켈링까지 비용은 90만원 나옴 ㅋㅋㅋㅋㅋ 예상은 했지만 그래도 넘 오랜만에 치료한거라- 뭐 병원비는 다년 간의 난임시술 비용에 단련이 돼서 그러려니 한다; 올해는 뭣때문인지 의료비 건강보험료 뭐 그것도 환급준다고 해서 환급 엄청 받았는데 그만큼 병원을 많이 갔었나보다 ㅋㅋㅋㅋㅋ
병원에 거의 4시간은 있었던 듯 ㅜㅜ
아무튼 dmc 건강검진센터는 무난하긴 한데 10시 타임에 가도 엄청 붐볐고 연말 아니면 괜찮을 것 같다. 기초검사실은 제발 뭔가 보완이 되길~ 그리고 치과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굳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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