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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드라마 최고의 이혼 리뷰] 우리는 내 자신을, 상대방을 이해해야 한다.

by artist_nao 2018.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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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일순위로 챙겨보는 드라마.

결혼 5년차에 접어들어서 그런가 공감이 많이 된다. 물론 이혼을 하겠다는 건 아니고; 극 중 배두나처럼 애도 없고. 뭐 난 아이를 원했고 반대하는 사람은 없었지만 생기지 않은 게 다르긴 하지만.

보면서 휘루가 조석무를 좋아하는 마음이 느껴져서 짠할 때가 많다. 드라마 초반에 싸우면서 남편에게 했던 말들도 공감이 갔고.

얼마 전에 웹툰 <유미의 세포들>의 이동건 작가 인터뷰에서 작품 중에 나왔던 대사 ‘더 좋아하는 사람이 질 수 밖에 없다’ 를 언급한 걸 봤다. 순간 예전에 결혼 생활이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을 때 지인이 자기가 봤을 땐 남편을 많이 좋아하는 것 같다고 이야기한 게 기억이 났다. 몇 번이나 헤어지려고 하고 죽으려하고 쌩난리를 쳤는데 지금까지 같이 살고 있는 거 보면 헤어지기 싫은 사람이 질 수밖에 없었던건가...

드라마 매 회마다 대사들이 좋았는데 특히 어제 방영된 회차에서 마음에 와닿는 것들이 있었다.

휘루가 시조카를 잠시 맡았을 때 나는 나쁜 아이인 것 같다고 힘들어하는 아이에게 그냥 그 마음만 들여다봐도 된다고 한 말. 자기도 그런 적이 있었다고.. 내가 너무 힘들고 내 자신이 나쁘게 느껴질 때 그냥 그걸 안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렇게 자위하는 게 필요한 것 같다.

모두가 날 미워하더라도 나는 내 자신을 사랑하고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것. 또 나의 자존감은 다른 누가 아닌 내 자신만이 올려줄 수 있는 것.


석무와 휘루네 가족사진.
석무네 가족들은 다들 어딘가 부족하고 어긋나있다.

석무는 아버지 때문이라고 모두가 아버지 눈치를 보느라고 사랑을 주고 받는 법을 모르게 됐다고 했다. 석무네 누나가 제일 짠한 케이스. 말수가 거의 없는 누나는 결국 이혼을 택하는데, 남편이 바람펴서 화난 게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가 나지 않는 내 자신이 싫어서 이혼하는 거라고 했다. 아버지라는 타인에게 맞춰 자신을 잃어버린 어머니와 석무 누나와 석무.

석무네 가족들은 아버지와 반대 축을 이루는 할머니에게 하나, 둘 찾아온다. 비록 피가 섞인 가족은 아니지만 할머니는 모두를 보듬어 주는 그런 존재. 어찌보면 이 드라마의 중심이다. 이혼한 휘루에게 내가 봤을 땐 이제 시작인 것 같다고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혼을 함으로써 내 자신과 상대방을 객관적으로 보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된 것이다. 그건 석무의 대사에서 잘 드러난다. 가족이기 때문에 서로를 더 이해하지 못한다고. 너무 가까워서..

반대로 휘루네 가족들은 서로 굉장히 건강한 관계를 맺고
있다. 부모님과 휘루, 동생 모두 자신의 의견을 가지고 있고 서로를 받아들이고 인정해준다.

한편 유영과 장현은 표면적으로는 완벽한 커플처럼 보였지만 각자 자신의 성장과정과 그에 따른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점 때문에 결국 위기가 찾아왔고.

이 커플이나 저 커플이나 다 파탄(?)나 있는데 어쨌든 여기서부터 진짜 시작인거다. 누군가를 이해하고 받아들인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가. 정작 내 자신도 모르는데... 타인이라는 거울에 자꾸 비춰보며 깨지고 또 깨져야 되는 것.

휘루가 석무에게 쓰다가 찢어버린 편지 마지막에 어쩌면 나의 잘못이 컸을지도 모르겠다는 말.

별 생각 없이 결혼했건 사랑에 불타서 결혼했건 그건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그 이후의 일상. 어차피 누구와 결혼하든 결혼 생활은 고난의 길인 것이다. 왜냐면 그동안 몰랐던 내 자신과 마주해야 하기에 고통스럽고, 그것만으로도 벅찬데 너무 다른 상대방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야만 하므로.

어제 방영된 화의 마지막 장면. 네 사람이 모여 서로 난장을 벌이는 모습은 한 편의 블랙 코미디 같았다. 석무가 ‘이래선 한 지붕 세 가족이 될 수 없다고!’ 라고 외칠 때~

일본 드라마가 원작이라는데 원작도 한번 보고 싶다. 어쨌거나 각색한 작가도 참 섬세하게 이야기를 잘 엮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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