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쓰다44

[공감에세이] 결혼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독신으로 살겠다는 마음으로 가득했던 어린 날,우연히 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쉽고 간결한 문장으로 쓰여져 술술 읽혔으나 결혼을 고민하는 여주인공의 입장을 이해하기엔 너무 어렸던 것 같다. 그렇게 잊혀졌던 이 책이 다시 머릿속에 떠오르게 된 건 서른 즈음. 나이가 들고 생각이 바뀌어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갖고 싶어져서였던 것 같다. (아래 내용에는 책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자신과 잘 맞고 재밌지만 사진 작가로 불안정해보이는 남자와 새로 소개 받은 번듯한 직장에 다니는 무난한 남자. 둘 사이에서 결혼을 고민하는 여주인공 '진진'에게 쌍둥이인 엄마와 이모의 삶은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평생 가난 속에서 억척스럽게 살아온 엄마와 그림같은 남편, 아이들과 함께 여유로운 삶을 사는 이모. 똑.. 2017. 3. 29.
[일상에세이] 차이와 차별, 그리고 편견 (부제: 남과 여를 어떻게 볼 것인가) 한 십여 년 전, 주머니가 가벼운 대학생들은 종종 학교 앞 백반집에 가곤 했다.늘 분주했던 그 식당은 좀 특이한 점이 있었는데 남자에게는 국그릇 같은 대접 공기에 밥을 담아주고, 여자에게는 작은 공기에 밥을 퍼줬다. 물론 밥값은 똑같았다.여자인 내 앞에 놓인 밥의 양은 동년배의 비슷한 체구 여성보다 밥을 많이 먹는 나로서는 다소 부족했다. 그 순간 굉장히 불쾌해졌었는데, 우선 같은 돈 내고 차별을 받았다는 것. 그리고 여자인 내 겉모습만 보고 편견으로 사람을 판단했다는 것. 두 가지 이유에서였던 것 같다.결국 나는 밥을 더 달라 했고 바쁜 데 귀찮다는 듯 보던 아주머니의 표정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사실 그 식당도 처음부터 밥의 양을 다르게 주진 않았을 것이다. 남자는 밥을 더 달라 하고 여자는 남기는 경.. 2017. 3. 11.
[일상에세이] 배려와 양보의 악용 (부제: 약자의 특권) 가끔 인터넷 쇼핑을 할 때 상품문의란을 보는데 아래와 같은 글을 볼 때마다 너무 화가 나곤 한다. 임산부니까 실한 걸로 보내주세요!임산부가 먹을거에요~특히 과일이나 채소, 기타 식품 문의란에는 도배가 되어 있을 정도다. 심지어는 '임산부에요' 한마디만 써놓은 글도 있다. 이걸 보는 '임산부가 아닌 소비자'와 '판매자'는 무슨 생각이 들까?그럼 임산부가 아닌 사람들은 좀먹고 상태 안좋은 걸 먹어도 된다는 건가? 좋은 놈 다 골라 임신한 자기한테 주고 나머지 안좋은 건 다른 사람 주라는 건가? 식당에 가서도 임산부 먹을 거니까 좋은 걸로 달라고 할 수 있을까? 만일 남자가 '저는 남자니까 먹는 양이 많으니 2배로 보내주세요' 이랬다면 어땠을까? 저렇게 써놓은 임산부는 너무 이기적이다. 이는 대중교통에서 임산.. 2017. 3. 11.
[포토에세이] 따뜻한 말 한마디 (부제: 위로라는 건..) 누구에게나 스스로 헤어나올 수 없을 만큼 힘든 시기가 찾아온다. 한때는 열심히 노력하면 뭐든지 이룰 수 있다고 확신했었다. 목표를 세우고 그걸 위해 계획을 짜서 하나하나 실천해나가고... 때로는 의지가 부족한 것 같아 내 자신을 질책하고 다시 힘을 내어 걸어나갔었다. 내 인생은 딱 내가 노력한만큼 결과를 가져다 주었고 부침없이 평범한 삶을 영위해왔다. 그 때는 사람들이 왜 쌍욕을 하는지, 쓰디 쓴 소주를 왜 마시는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갑자기 밀려들어온 파도에 피할 겨를 없이 몸이 말려들어 나도 모르게 생사에 갈림길에 서서 언제 여기서 빠져나갈 수 있을지를 기다린다. 나는 수영을 배웠지만 이것을 이겨낼 수 없다. 허우적대는 나를 보며 누군가 이야기한다. 넌 수영을 할 수 있는데 왜.. 2017. 3. 11.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