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쓰다46 [일상에세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 (부제: 3년 만에 인양되는 세월호를 보며...) 3년 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아이들을 만나고 수업을 하는 그런 날이었다. 제주도로 향하던 배가 무엇 때문인지 나아가질 못하고 있었고 뉴스에서는 이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며 전원 구조될 거라 했었다. 생방송으로 상황을 중계해주고 있었고 구조가 진행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니 다행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이후 조금 침몰했을 때도 '전원 구조'라는 자막을 보며 별 사고가 아니었구나 싶었고, 그 날 하루 시간 날 때마다 뉴스를 봤는데 한 치의 의심없이 구조가 늦어지나보다 했었다. 모든 사실이 밝혀졌을 때는 망치로 머리를 맞은 것마냥 너무도 어이가 없고 믿기지도 않아 보도가 잘못된 걸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상황은 바뀌지 않았고 다음 날 평소와 같이 수업을 하는데 도무지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나도 모르.. 2017. 3. 29. [일상에세이] 매일 꾸준히의 법칙 두어 달 간 '실내 암벽', 클라이밍에 빠졌던 적이 있다. 출퇴근을 하느라 무리가 될 수도 있었겠지만 평일에는 거의 매일 암장에 갔었다. 생각해보면 그 당시 여러 가지 스트레스를 풀 수 있었던 유일한 취미였던 것 같다. 나름 열심히 다닌 결과 초급 강습을 끝내기 직전에 이르렀는데, 몇 년 만에 계획한 해외여행을 가느라 일주일 가까이 공백이 생겼다. 또 오랜만에 부모님 댁에도 내려갔다 오느라 휴가가 더 길어졌다. 그 뒤로 다시 일을 하게 되고 어찌저찌 하다보니 두 달 가까이 클라이밍을 쉬게 됐고 가야지 가야지 하면서 갑자기 생긴 일들을 핑계로 차일피일 복귀 날짜가 미뤄졌다. 참 신기한 게 무리하게 일과 운동을 병행했을 때는 나름 활력이 솟았는데, 그 둘을 모두 쉬고 나니 몸이 급격히 안좋아졌다는 것이다. .. 2017. 3. 29. [공감에세이] 결혼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독신으로 살겠다는 마음으로 가득했던 어린 날,우연히 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쉽고 간결한 문장으로 쓰여져 술술 읽혔으나 결혼을 고민하는 여주인공의 입장을 이해하기엔 너무 어렸던 것 같다. 그렇게 잊혀졌던 이 책이 다시 머릿속에 떠오르게 된 건 서른 즈음. 나이가 들고 생각이 바뀌어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갖고 싶어져서였던 것 같다. (아래 내용에는 책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자신과 잘 맞고 재밌지만 사진 작가로 불안정해보이는 남자와 새로 소개 받은 번듯한 직장에 다니는 무난한 남자. 둘 사이에서 결혼을 고민하는 여주인공 '진진'에게 쌍둥이인 엄마와 이모의 삶은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평생 가난 속에서 억척스럽게 살아온 엄마와 그림같은 남편, 아이들과 함께 여유로운 삶을 사는 이모. 똑.. 2017. 3. 29. [일상에세이] 차이와 차별, 그리고 편견 (부제: 남과 여를 어떻게 볼 것인가) 한 십여 년 전, 주머니가 가벼운 대학생들은 종종 학교 앞 백반집에 가곤 했다.늘 분주했던 그 식당은 좀 특이한 점이 있었는데 남자에게는 국그릇 같은 대접 공기에 밥을 담아주고, 여자에게는 작은 공기에 밥을 퍼줬다. 물론 밥값은 똑같았다.여자인 내 앞에 놓인 밥의 양은 동년배의 비슷한 체구 여성보다 밥을 많이 먹는 나로서는 다소 부족했다. 그 순간 굉장히 불쾌해졌었는데, 우선 같은 돈 내고 차별을 받았다는 것. 그리고 여자인 내 겉모습만 보고 편견으로 사람을 판단했다는 것. 두 가지 이유에서였던 것 같다.결국 나는 밥을 더 달라 했고 바쁜 데 귀찮다는 듯 보던 아주머니의 표정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사실 그 식당도 처음부터 밥의 양을 다르게 주진 않았을 것이다. 남자는 밥을 더 달라 하고 여자는 남기는 경.. 2017. 3. 11. 이전 1 ··· 7 8 9 10 11 12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