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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의 일기

9월 26일(화) 정신과 선생님 말씀이 일상 생활을 해 나가는 게 좋다고 하셨다.

by artist_nao 2023. 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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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교권 침해 사건 이후로 학교와 계속 앞으로의 일정과 관련 서류, 수행평가 성적 등으로 연락을 주고 받느라 스트레스가 너무 심한 상태이다.

이전에도 일기를 남겼지만 사건 발생 이후 나는 출근을 하면 아이들 얼굴을 못볼 정도로 힘든 상황이었어서 결국 쉬고 있고, 정신과 진료도 받고 있다.

일단 가해학생이 특정될 때까지는 불안과 불면증이 계속될 것 같다. 약 도움을 받고 있긴 하지만 그 일 이후로 밤에 방에 들어가 불을 끄고 잠드는 걸 못하고 있다.

거실에 불을 켠 상태로 폰질을 하다가 스르륵 잠들면 꼭 새벽 2-3시쯤 깨서 그 때 방에 들어가서 누워야 방에서 다시 잠이 들 수 있다. 잠을 쪼개서 자서인지 너무 피곤한 상태이고 몸도 무겁다.

밤에 정상적으로 방에서 불끄고 자고 싶어서 수면제 처방을 추가로 받았다. 사건 발생 직후 며칠 동안 진술서를 쓰고 경찰서도 왔다갔다 한데다 이틀 연속 출근도 했으니 극도의 스트레스가 쌓여서 그런 것 같다. 밤에 계속 생각하고 일처리를 했던 그 기억 때문인건지 방에서 불끄고 누워서 잠들기 전까지 그 시간이 너무 두렵고 피하고 싶은 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

정신과 선생님께선 그 일은 그 일대로 놔두고 지금 생활에서 규칙도 만들고 이것 저것 하면서 루틴을 만들어 나가면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거라고 하셨다.

어차피 경찰서 조사, 그 이후 추가적으로 진행될 교권 침해 사안, 또 그 이후 진행될 수 있는 민사 등 적어도 3-4달은 걸릴 일이다. 처음에는 너무 화가나고 이게 이렇게까지 할 일인가.. 학생만 자수하고 사과를 했으면 경찰서 갈 일도 없고 나도 이렇게 망가질 일은 없었을텐데 그런 생각에 억울하기도 하고 화도 났었다. 추정되는 그 학생이 심지어 나랑 말도 섞어본 적이 없는 학생이기에 그게 더 억울하고 화가 났다.

정신과 선생님께선 사회에 이상한 사람- 한 마디로 또라이가 있고.. 그냥 그렇게 생각하라고 하셨다.

좋은 병원과 선생님을 만나서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ㅠㅠ 진짜 이 선생님 아니었음 그나마 해 나가고 있는 일상 생활도 불가능했을 것 같다.

불안할 때마다 상시로 먹는 약이 졸린 게 있어서 좀 약한 버젼으로 해서 추가 약을 타왔다. 명절 연휴가 길어서 당분간 진료를 받을 수 없으니 약을 잘 활용하는 수밖에 없다.

일주일이 넘었는데 아직 집중해서 해야할 일은 잘 못하고 있다. 집안일은 좀 빡세게 하고 싶은데 집중이 잘 안돼서 아직 그것도 좀 힘든 것 같다 ㅠㅠ

항상 느끼는 거지만 정작 정신과에 가야될 사람은 안가고 나처럼 일방적으로 피해 본 사람들만 힘겹게 치료를 받는 구나 싶다.

이제는 화도 안나고 그냥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다. 어쨌든 전화위복이라고 이렇게 쉬는 시간을 잘 활용해서 앞날을 잘 살아봐야겠다.

요즘 억울하게 죽은 교사와 가해했던 학부모들 이야기가 많이 기사화되고 있는데, 나는 절대 굴복하지 않을 거다. 제대로 응징해서 제대로 반성하게 해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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