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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의 일기

9월 20일(목) 생각들이 빗방울처럼...

by artist_nao 2018.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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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리는 새벽이다.
어쩌다 보니 지금껏 깨어있다.

아까 잠깐 들른 서점에서 유시민의 ‘어떻게 살 것인가’를 집어들어 목차를 보고 맘에 드는 챕터만 골라 읽었다.

<왜 자살하지 않는가>
<나도 죽고 싶었던 때가 있었다>
<자유의지>
<신념의 도구가 되는 것>
<영원한 것에 대한 갈망>
<육체와 분리된 영혼>

딱히 와 닿는 내용이 없었다. 그냥 안봐도 됐을 뻔. ‘영혼의 무게 21g’까지 보고 책을 덮었다.
박학다식하고 생각도 바른 분이지만,,
책 제목이 쓸데없이 거창해서 기대가 높았지.

좋아하는 철학서나 소설을 한 번 더 읽는 게 나을 듯.
그래도 그렇고 그런 의미 없는 에세이보단, 다 읽고 나면 내 교양 수준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것 같고 지식인이 된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요 책이 백만 배 낫다.

아! 제일 괜찮았던 내용은
실존주의 철학서들은 표현이 난해해서 이해하지 못한다는 생각 때문에 열등감이 들 수 있다는 것. 쉽게 읽히는 글을 지향한다는 것.

내 경우 후자는 백배 공감이지만 전자는 열등감을 느끼는 포인트가 다르다. 가끔 읽는 짧디 짧은데다 비속어까지 난무한 이름없는 블로거의 글이지만 읽고 나면 미칠 것 같다. 좋아서, 또 내가 싫어져서.

FM인생은 어쩔 수 없다. 죽었다 깨어나도 미친 글은 못쓴다. 그래도 뭐 그런 글을 쓰는 작가의 팬은 될 수 있지.

뭐 글 뿐만이 아니라 영화, 드라마, 웹툰, 음악 등등 미친 애들이 만든 미친 것들을 보면 열등감이 폭발하는데 그럴 때면 뭐 어쩌겠어 소확행하며 범인으로 평범한 삶을 살아나가야지.

잡다한 생각과 그에 따른 감정들이 켜켜이 쌓여 잠을 밀어낸다. 어제도 3시간 잤는데 오늘도 그렇겠지.

내가 할 수 있고 사회에 좀 더 이바지할 수 있는 일들을 충분히 알고 있다. 그런데 보다 의미있는 것들에 대한 갈망과 그것에 도달하지 못할거라는 생각, 이상과 현실의 간극에서 오는 스트레스, 불안.

무엇이 됐든 미친듯이 열정을 쏟아내지 못하는 게으른 나에게 모멸감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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