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보고 싶었던 뮤지컬 캣츠가 업그레이드되어 내한 공연을 한다고 해서 얼른 예매를 했었다.
OP석을 예매하고 싶었으나 티켓 오픈 때 접속하자마자 매진 ㅜㅜ 그래도 맨 앞줄 사이드 부분이 남아있어 얼른 예매!
공연 날짜가 되어 설레는 마음으로 공연장에 찾아갔다. 시간이 촉박해서 국립 해오름 극장 안 식당에서 파스타와 덮밥을 주문했는데 맛은 그냥저냥 먹을만 했다.
시간이 한 40분 정도 남아서 포토존 앞에 줄을 섰다. 예전에는 공연을 보러가도 포토존에서 사진 찍는 경우가 많이 없었는데, 줄까지 서야 한다니 좀 놀라웠지만 사람들이 SNS도 많이 하고 홍보도 되고 하니까 주최 측에서 적극적으로 포토존을 마련한 것 같다. 인기 공연이라 그런지 평일인데도 관람객으로 북적였다.
화려하게 꾸며놓은 홀, 확실히 사진이 잘 나오게끔 신경쓴 게 보인다. 해오름 극장은 언덕 위에 있어 대중교통을 타고 오면 좀 걸어올라와야 한다.
포토존은 2군데 마련되어 있었는데, 메인 포토존은 줄이 매우 길었고, 구석에 마련된 작은 포토존은 사람들이 못봐서 그런지 줄이 짧았다. 포즈를 잡아보려했으나 사람들도 많고 사진 찍을 때 다들 쳐다보게 되므로 굉장히 부끄럽다.;;;
공연 시작 후 커튼콜, 인터미션 때 사진 찍는 게 금지되어 있다. 시작 전에 무대만 살짝 찍어보았다. 무대와 관객석이 굉장히 가까워서 놀랐다.
뮤지컬 캣츠 좌석 예매 팁을 드리자면!!!
<공연 내용에 있어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으므로 원치 않는 분들은 밑의 굵은 글자만 읽어주세요!>
1. 무조건 무대와 가까운 좌석이 일순위이다. 특히 OP석!! 위 좌석배치도에서 빨간 줄 쳐놓은 부분이 OP석인데 좌석 간격도 넓고 무엇보다 한글 자막을 볼 수 있는 작은 화면이 여러 개 설치되어 있다. OP석만 볼 수 있게 되어 있어 다른 무대 앞쪽 좌석들은 무대 양 옆 큰 화면을 참고해야 되기 때문에 자막을 보기가 매우 불편하다. 공연 중간에 섹시남자고양이 '럼 텀 터거' 가 무대 밑으로 내려와 관람객 한명과 손잡고 춤을 추는데 OP석 맨 앞줄 한가운데 앉는 여성분은 이 같은 행운을 누릴 수 있다. ㅎㅎ (매우 부러웠다. ㅜㅜ)
2. OP석을 놓쳤다면 최대한 앞쪽 젤리클석을 노리자. 캣츠는 고양이들의 표정과 동작이 매우 섬세한 점이 특징인데 무대와 멀어지면 이런 부분들을 놓칠 수 있다. 무대장치가 화려하게 계속 바뀌고 칼군무가 있는 뮤지컬 같은 경우는 뒤쪽이나 2, 3층에서 봐도 좋지만, 캣츠같은 경우는 생각보다 무대도 작고 각각 배우들의 개성이 드러나는 극이라 앞쪽이 관람에 좀 더 유리한 듯 하다.
3. 코너 좌석이 꿀좌석이다! 빨간점으로 찍어놓은(특히 맨 앞열) 좌석이 좋은 게 배우들이 관객석을 돌아다닐 때 요 코너 좌석 관객과 아이컨택하며 연기를 하는데 꽤 오래 머물기 때문에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1열이었으나 코너 좌석이 아니어서 ㅜㅜ 옆에서 보기만 하는데 정말 부러웠다... 그래도 예쁜 고양이들과 터치! ㅎㅎ)
4. 무대 왼편보다는 오른편 좌석이 좋다. 공연을 다 보고나니 무대 오른편에서 고양이들이 좀 더 많이 등장했다. 그리고 중요 장면들이 오른쪽에서 많이 펼쳐지기 때문에 사이드 좌석이라면 오른쪽이 더 나을 것 같다. 물론 가운데 앞좌석이 최고다.
그 밖에 관람 tip!
인터미션 때 무대 앞 왼편에 대기는 필수!! 화장실부터 달려갔는데 갔다 오니 대장 고양이인 올드 듀터러미가 앞에서 관객들과 꽁냥꽁냥 터치를 ㅠㅠㅠ 아 내 자리 바로 앞에 앉아서 줄을 길게 선 관객들과 한명씩 해주는데 내가 왜 화장실을 갔는지 ㅋㅋㅋㅋ 사진은 엄격히 금지되어 있으므로 터치만 즐기자!
내 사랑 럼 텀 터거 ㅎㅎㅎㅎ 사자 갈기같은 털을 달고 어찌나 골반을 잘 돌리는지 다른 배우들 연기할 때도 아주 시선 강탈이다. 진짜 매력적임~~~ 초연 때 골반돌리기 춤이 너무 외설적이라고 비판도 받았다는데, 시대가 변하긴 했나보다.
사실 캣츠하면 역시 'Memory'인데,,, 예전부터 좋아했던 곡이라 기대가 컸다. 1부 끝날 때쯤 아 나오겠구나 했는데 전주가 흘러나오고 배우가 노래를 하는데 나도 모르게 '읭??'을 하게 됨 ㅠㅠ 일단 배우가 너무 젊었고 목소리도 젊었다..... 내가 아는 그리자벨라는 할머니 정도 되는 고양이인뎅~~~ 2부에서도 나왔고, 노래는 굉장히 잘했지만... 뭔가 마음이 확 울리지는 않아서 너무 아쉬웠다. ㅠㅠ
세계 4대 뮤지컬 중 하나인 '캣츠'는 가장 롱런한 작품으로 기네스북에 올라와 있다는데 시인 TS 엘리엇의 우화집 <지혜로운 고양이가 되기 위한 지침서>를 토대로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한다. 원래 캣츠 제작단계에서 Memory는 없었다는데 완성 후 클라이막스가 없다고 여겼던 감독에게 TS 엘리엇의 미망인이 미발표 시들을 건네주었고 하룻밤만에 써서 완성한 곡이 바로 Memory라고 한다.
좀 지저분해보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예전의 그리자벨라 헤어스타일과 옷이 극 내용을 더 살려주는 것 같다. 어쨌든 가사가 정말 예술이다. 아래 영상은 일레인 페이지 버젼.
Memory, turn your face to the moonlight
Let your memory lead you
Open up, enter in
If you find there the meaning of what happiness is
Then a new life will begin
Memory, all alone in the moonlight
I can smile at the old days
I was beautiful then
I remember the time I knew what happiness was
Let the memory live again
Burnt out ends of smokey days
The stale cold smell of morning
The streetlamp dies, another night is over
Another day is dawning
Daylight, I must wait for the sunrise
I must think of a new life
And I mustn't give in
When the dawn comes tonight will be a memory too
And a new day will begin
Sunlight, through the trees in the summer
Endless masquerading
Like a flower as the dawn is breaking
The memory is fading
Touch me, it's so easy to leave me
All alone with the memory
Of my days in the sun
If you touch me you'll understand what happiness is
Look, a new day has begun
추억이여 달빛을 바라 보아요
추억에 당신을 맡겨요
마음을 열고 들어가요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그곳에서 찾는다면
새로운 삶이 시작될 거예요
추억이여 달빛 아래 홀로
지난 날을 생각하며 미소지어요
그때 난 아름다웠죠
기억나요 진정한 행복이 뭔지 알았던 때가
추억이여 다시 돌아와 줘요
하루가 다 타버린뒤
생기없는 아침의 찬 공기
가로등은 꺼지고 또 다른 밤이 지나면
또 다른 날이 밝아와요
여명이여 태양이 뜨기를 기다려야 해요
새로운 삶을 생각해야 해요
포기할 순 없어요
새벽이 오면 오늘 밤도 추억으로 남겠죠
그리고 새로운 날이 시작될 거예요
한 여름 나무 사이로 스며 드는 햇빛은
끝없는 가장무도회
새벽이 밝아올 때의 꽃처럼
추억은 희미해져 가네요
날 붙잡아 주세요 날 홀로 두고 떠나는 건 너무 쉬운 일이죠
추억만 남기고 좋았던 날들의
날 붙잡아 준다면 진정한 행복이 뭔지 이해할 거예요
보세요 새로운 날이 시작됐어요
2부에서 곡이 끝난 후 무대 위로 떠올라가는 그리자벨라를 보며 울리는 고양이들의 화음이 정말 기억에 남는다. 배우들이 모두 노래를 매우 잘하고 움직임과 표정이 정말 섬세하다. 특히 노래는... 몇몇 국내 뮤지컬 보면서 주연 배우인데도 음이 매우 불안정했던 걸 많이 겪어봐서 그런지 캣츠를 보면서는 정말 립싱크하는 것처럼 너무도 안정적이어서 놀랐다. 티켓 가격도 국내 뮤지컬과 오리지널 내한공연이 차이가 없는데 이런 공연은 무조건 봐야만 한다.
유일하게 아쉬웠던 게 그리자벨라.... 였지만 그래도 기회가 된다면 한번 더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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