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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의 일기

3월 7일(수) 고비를 넘다

by artist_nao 2018.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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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정말 위험했다. 

엊그제 밤까지만 해도 마음을 다잡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또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는 느낌이더니 소화가 마구마구 되면서 혈액순환이 빠르게 되고, 잠이 오지 않았다. 밤을 꼴딱 샜다. 아침에 알람이 울리고... 3일 내내 한숨을 못잤기 때문에 그 생각이 날 너무 힘들게 했다. 얼굴도 말이 아니었고... 

그래도 나가야 하니까 씻고 나오는데, 갑자기 멘탈 붕괴가 왔다. ㅜㅜ 공황장애 증상 비스무리하게... 이전같이 차 많은 대로변에서 갑자기 죽을 것 같은 증상. 그런 건 아니고 뭐랄까. 그야말로 멘탈이 무너져서 이성적 판단이 안됐다. 주저앉아 울기만 했다. 도저히 갈 수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전해서 출근하다 사고가 날 것 같고, 학교에서 쓰러지면 어떻게 하지 하는 마음과... 내가 울기만 하니 남편도 어쩔 줄 몰라 했다. 그렇게 시간만 흘려 보내다가 안되겠다 싶어 죄송하다는 말씀을 반복하며 결국 병가를 냈다. 

순간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지금이라도 휴직을 낼까... 도저히 갈 수가 없겠어 하는 마음. 갑자기 모든 게 두려워졌다. 눈물만 나고.. 

남편은 출근을 하고 좀 누워있다가 나가서 뭐라도 먹고 정신과에 가자고 마음먹었다. 집 근처 병원은 다음 주까지 예약이 다 차있었고, 조금 더 가서 암장 맞은편 쪽 병원에 문의를 하니 한시 반까지 오란다. 나가서 대충 점심을 사먹는데 또 눈물이 주르륵.... 

병원에 가니 나보다 먼저 온 사람이 있어 기다리는데, 친구, 가족들과 톡을 하면서 또 눈물이 흘렀다. 병원 가면서 엄마한테 전화하자마자 또 울고.. 진짜 우는 건 너무 지겨운데, 4년 동안 울며 지낸 세월이 너무 많은데 제발 끝났으면 했는데 너무 힘들었다. 

한 시간 정도를 기다리는데 진료실 맞은 편 '입원실'이 있는데 그 안쪽에서 아저씨들 소리가 드글드글 났다. 와... 밖에서 문을 잠궈나서 간호사 쌤들이 왔다갔다할 때 열쇠꾸러미를 들고 다니신다. 그야말로 감금 입원실.. 쪼금 무서운 생각이 들었는데, 어떤 목소리가 우렁찬 아주머니가 들어오시더니 짐을 한꾸러미 들고 입원실로 들어가셨다. 웃음 치료사 선생님 같았다. 안에서 활동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래도 다들 목소리가 밝고 활기차 보여서 다행이다. 


드디어 내 차례가 와서 진료실에 들어갔다. 뭔가 카리스마 있는 여자 선생님. 예상 외다. 아까 대충 들여다봤을 때 여자 선생님인 거 같아 잘됐다 싶었는데, 몇 마디 이야기를 하시는데 와 엄청 쿨하시다. 내 이야기를 주저리 주저리 하는데 또 끊임없이 눈물이 막 나왔다. 그래도 참을성 있게 들어주시고 중간중간 냉정하게도 이야기해주시고.. 아무튼 한 시간이 훌쩍 지났다. 가장 고민이었던 것 직장을 계속 다니냐 마느냐... 선생님께선 또 휴직을 하면 내가 정말 쓸모없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 때문에 힘들지 않겠냐고 하시면서 그래도 본인이 결정해야 하는 문제라고.. 힘들면 표를 그려서 장단점을 적은 후 점수를 매겨보라고 하셨다. 

뭔가 선택에 있어 고민이 돼서 진료를 받았는데 얻은 거 없이 약만 받아 나온 느낌이었다. 약도 선생님이 무슨 약인지 찾아보지 말라고 하신다. 그래봐야 더 스트레스 받을 거라고.. 날 너무 잘 아신다;;


그러구 나왔는데 어디로 가야할지 완전 또 멘붕이 왔다. 친구의 조언대로 카페에 가서 우선 따뜻한 차와 간식을 주문했다. 병원에서 받아온 각종 검사지를 아무 생각 없이 체크했다. 그리고 운동을 갔는데 다들 어디 아파보인다고 살이 빠진 것 같다고 그리 이야기를 해서 너무 힘들었고, 또 내 마음이 그러니 얼굴이 더 안좋아보였을 것이다. 급기야는 눈물이 나왔다. 운동도 잘 안되고 안되겠다 싶어 한 두번 하고 도망치듯이 나와버렸다. 

밤에 또 잠이 안올 것 같아 고민하다가 저녁 약이 6알 정도 됐는데 그냥 털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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