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기간 동안 친정에 내려와서 아기랑 지내고 있는데 아빠가 냉장고에서 주섬주섬 뭘 꺼내시더니 요게 <대갱이>라는 건데 한번 먹어보라고 하셨다.
벌교에 사시는 친구분이 보내주신 거라는데 구하기 어려운 거라고 하심..
이름도 생소하지만 생김새가 특이해서 일단 식겁;; 두 마리만 꺼내서 한 번 찍어봄..
뭔가 지팡이 같이 생겼는데 얼굴 보고 놀랐다.
암튼 얘네 몇 마리를 집어서 밖으로 나가셨다가 한참 뒤에 들어오셨다. 망치로 두들겨 살짝 구워먹는 거라는데 집 안에서 두들긴 순 없으니 나갔다 오심…
구워서 자른 다음에 간장이나 고추장에 찍어먹으면 됨. 구우면 아래 사진처럼 노르스름해짐.
맛은??
난 진짜 포 종류 정말 안좋아하는데 음??? 맛있다 ㅋㅋ 자꾸 땡기는 맛. 일단 바삭하고 생각보다 부드럽고 씹으면 씹을 수록 짭짤하면서 고소하고 끝맛은 달달구리해서 내가 먹어본 포 종류 중에 제일 맛있었던 것 같다. 다른 거랑은 비교도 안됨.
술은 안먹는데 뭔가 맥주에 완전 찰떡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짭짤하고 감칠맛 있어서 밥 반찬으로도 맛있었다. 근데 뭔가 밥 다 먹고도 하나씩 주워먹게 되고 나도 모르게 탄산수를 꺼내서 같이 계속 먹게 됨 ㅋㅋㅋ 맥주 안주로 딱이지 않을까 싶다.
먹으면서 대갱이가 뭔지 찾아봄.
https://namu.wiki/w/%EA%B0%9C%EC%86%8C%EA%B2%A1
정식 명칭은 <개소겡> 말뚝망둥어로 대갱이, 운구지라고도 하며 간석지의 뻘에 살며 한국에서는 해남, 순천, 벌교 등 일부 지역에서만 난다고 한다. 이들 지역에서는 주로 <대갱이>로 부른다.
몸길이는 약 30cm로 길고 가늘며 시력과 지느러미는 퇴화, 뭔가 새끼 장어처럼 생겼지만 머리 쪽은 큰 주둥이에 이빨이 크고 날카로워 에일리언 같은 느낌이다. 뻘 속에 대롱 모양의 집을 짓고 속에 사는데 주로 굴 끝에 들어가 있어서 낚시로 잡는 건 거의 불가능하고 그물로 잡아야 된다고 한다.
잡는 건 엄청 힘든데 가격대가 높진 않아서 인건비도 안나온다고 함. 그래서 주로 산지에서 소비되기 때문에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 같다. 탕으로도 먹고 무침으로도 먹는다고 함.
아빠가 두들겨서 구워줄테네 서울에 가져가서 먹으라고 하시는데, 남편한테 맥주 안주로 먹을건지 물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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