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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달팽이 키우기/ 겨울잠, 벌써 반년, 폭풍 성장한 팽이 핸들링

by artist_nao 2018. 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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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주달팽이, 새끼 손톱보다 작았던 팽이가 우리 집에 온지 벌써 반년이 넘었다. 상추쌈에 붙어온 걸 날씨가 궂어 키우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렀다. 


겨울을 무사히 보내서 다행이다. 달팽이는 야생에서 겨울잠을 잔다는데, 팽이도 본능 때문인지 겨울에 집 안에 막치고 들어가서 한참을 안나오고 해서 굶어죽는 줄 알고 종종 막을 떼서 놓아주곤 했다. 다행히 그럴 땐 좀 먹고 다시 자는 것 같았다. 


겨울에 난방을 해서인지 유독 건조해서 상추도 금방 마르곤 해서 흙을 다시 넣어줬었다. 미지근한 물로 촉촉하게 적셔주면 며칠을 둬도 쉽게 건조해지지 않아 좋았다. 팽이도 흙 안에 들어가 겨울잠도 잘 잤고. 


초봄이 되자마자 다시 폭풍 먹방을 찍으며 하루가 다르게 커갔다. 어느 순간 훌쩍 더 큰 것 같다. 처음엔 무섭기도 하고 손타면 안좋을까봐 나무젓가락으로 항상 조심스럽게 옮겨주곤 했었는데, 이젠 집 청소 해줄 때나 먹이 갈아줄 때 손으로 막 잡고 옮긴다. 키운지 반년이 지나서야 핸들링을 한번 해볼까 하고 손등에 올려놨는데, 와우! 이건 신세계다. 꼬물꼬물 지나가는 게 다 느껴지고 입으로 자꾸 오물거려서 엄청 간지러웠다. ㅎㅎ 귀요미~~~ 


그런데 팽이가 핸들링을 무지 좋아한다. 그런 이후로 자꾸 우리 안에서 나가려고 하고 한번 틈 사이로 탈출도 하고... 처음에 키울 때 자꾸 집 밖으로 나가려고 하고 천장에 붙어있고 그랬었는데, 어느 순간 포기하고 한 자리에 붙어서 먹고 자고만 반복했었다. 이렇게 활발한 아이를 집에만 너무 가둬놨던 것 같다. 겨울만 보내고 놔줘야지 놔줘야지 했는데, 이젠 정말 놔줘야할 때 같다. 많이 크기도 했고... 팽이도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고, 연애도 해보고 그래야되는데 내 욕심에 계속 키워왔다는 생각이 든다. 


햇살 좋은 날 놔줘야지... 그늘에 (달팽이는 야행성이라 낮에 자고 밤에 활동한다. 어둡고 습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좋다. 안 그러면 상추 밑에 맨날 붙어있다.;;)





가족들은 영상에 검은 걸 자꾸 똥 아니냐고 물어보는데, 똥 아니고 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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