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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다/국내

제주도 우천시 여행 코스, 일정 추천 / 공연 및 전시

by artist_nao 2019. 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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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집 방문 및 태교 여행 겸 제주도에 다녀왔는데 태풍 때문에 5일 중 4일 내내 비가 왔다. ㅠㅠ 비가 온다고 이야기는 들어서 그냥 가족들 얼굴 볼 겸 갔는데 아빠가 여기 저기 많이 데리고 다녀주셔서 엄청 재밌고 뿌듯하게 보내다 올 수 있었다. 어쩌다 보니 서울에서 못한 태교도 넘치게 하고 왔다. ㅎㅎ 

제주도는 비가 자주 내리는데 태풍이나 장마가 와도 사실 제주 시내에는 그렇게 비가 많이 오진 않는다. 중산간 쪽이나 서귀포 지역이 비가 더 많이 오는 편. 비가 내리더라도 실내 여행 코스가 여럿 있으니 나름 알차게 보낼 수 있다. 

<제주도 여행 코스(일정) - 우천시>

1. 빛의 벙커 : 클림트

제주 성산 AMIEX 전시관에서 작년 말부터 2019년 올해 10월 27일까지 전시가 이어진다. 영상 대부분은 구스타프 클림트 작품으로 이루어져 있고, 15분 정도는 훈데르트바서 작품이 나온다. AMIEX는 프랑스 몰입형 미디어아트라고 하는데 통신 벙커였던 전시장 내부의 큰 규모를 활용하여 벽과 바닥에 수십대의 빔프로젝터가 설치되어 있어 관객들은 예술 작품으로 둘러싸인 가상 공간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받는다. 

영상 초반에는 건축물과 당시 시대적인 배경이 되는 영상들이 좀 나오고 이어 우리에게 친숙한 클림트 작품들이 줄지어 나온다. 영상 편집에 공을 들인 게 눈에 보인다. 함께 나오는 음악 덕분에 웅장하고 신비스러운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도착했을 때 비가 엄청 많이 왔는데 주차 요원 청년들이 주차할 데 없다고 무조건 가라고 하는데 일단 제 2주차장을 가보면 생각보다 주차 공간 여유가 있다... 비가 많이 올 때는 1주차장이 언덕 위에 좁은 길을 들어가야 나오기 때문에 진입로를 막는 것 같다. 2주차장은 한 블럭 떨어진 곳에 있는데 가서 주차를 하고 무료 셔틀 버스를 기다렸다가 타고 가면 된다. 물론 1주차장에 주차하는 게 편하긴 하다. 관람 후에 다시 셔틀을 기다려야 하는데 주차장에서와는 달리 안에서 기다릴 수 있는 건물이 없고 밖에서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기 때문.


2. 페인터즈 히어로 공연

액션 드로잉 공연이라고 하는데 서울에서도 공연을 하고 있다. 액션 드로잉 공연이라고 하는데 사실 기대를 정말 안했다. 왠지 좀 유치하고 겉멋만 든 공연일 것 같은 편견이 있었기 때문이다. 뭔지도 모르고 갔다가 아빠가 예매를 해주셔서 봤는데 미술 전공자인 내가 봐도 정말 놀라웠다. 배우들이 모두 미술 전공자라고 하는데 정말 빠른 시간 내에 완벽하게 그림을 그려내는 실력이 아주 놀라웠다. 미술 전공자라고 해도 연기하고 춤추면서 단시간 내에 퀄리티 있는 그림을 그리는 건 훈련 없이는 불가능하다. 

공연 티켓 값이 비싼 편이긴 하지만 그만큼 완성도 있는 공연이기 때문에 충분히 볼만한 가치가 있다. 특히 목탄으로 그려내는 그림이 아주 멋졌다. 스크래치, 데칼코마니, 마블링, 바틱 기법 등 다양한 미술 표현 기법과 재료들이 나오기 때문에 자녀 미술 교육으로도 보는 걸 추천. 공연팀들이 정말 머리 싸매고 만든 공연이라고 생각된다. 

제주관광대학 컨벤션홀 페인터즈 히어로 전용관에서 공연이 열린다. 좌석은 웬만하면 앞쪽 가장자리 끝 좌석을 추천! 운이 좋으면 앞에 불러나가 같이 공연에도 참여하고 상품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제부가 그 자리에 앉아 있다가 불려나가셨는데 우리 가족 모두에게 즐거운 추억이 되었다. ㅎㅎㅎ

제주도 공연은 관람객 대부분이 중국인이다;; 정말 90프로 이상 중국인인 것 같은데 그래서인지 중국에 여행 온(?) 이국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ㅋㅋ 그치만 다들 관람 태도가 좋아서 얼굴 찌푸리는 일은 없었다. 자녀 동반한 관람객이 보기에 정말 괜찮다. 공연이 아이들 보기에도 참 좋고, 어른들도 재밌을 만하게 정말 잘 짜서 만들었다. 그림 퀄리티는 정말 보증할 수 있을 정도.


3. 본태박물관

사실 예전에 가려고 예매를 해놨다가 늦잠을 자는 바람에 못가서 아쉬웠던 기억이 있다. 우천 시에 보기에 그리 편한 장소는 아니지만 (전시관 건물이 여러 개라 중간 중간 야외로 이동을 해야 한다.) 그래도 우천 시 갈만한 좋은 곳이다. 모두 5관으로 되어 있고 5관부터 거꾸로 관람을 하라고 안내를 받았다. 

5관은 기획전시관인데 조선 시대 불교 미술- 회화, 조각 등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간간히 고려 시대 유물들도 있긴 하다. 4관은 전통 공예 - 전통 상례관으로 조선시대 장례식 문화를 볼 수 있다. 장식적이고 컬러풀한 상여 및 조각품 등을 볼 수 있다. 

3관은 현대미술관으로 쿠사마 야요이 상설 전시관. 입구에 들어서면 노란 바탕에 검은 점이 박혀 있는 큰 호박 조각품을 볼 수 있다. 여기서 사진 한 방 찍고 기다리다 보면 왼쪽에 다른 실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는데 좀 기다려야 한다. 한번에 6명 정도 들어가서 약 10분간 관람이 가능한다. 작은 방 가운데 길로 들어가면 양쪽 바닥에 물이 있고 색색깔의 전구들이 달려있어 사방 천지가 반사되어 황홀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생각보다 규모는 작았지만 작은 우주공간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2관은 현대미술관으로 개인적으로는 1관과 함께 본태박물관 전시의 백미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내노라하는 현대 미술 작가들의 회화 및 조각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내부가 정말 아름답다. 건축가 안도 타타오의 건축 미학이 돋보이는 공간이다. 신발을 벗고 나무로 된 마룻바닥을 밟으며 전시를 보게 되는데 참 포근한 느낌이 들고 곳곳에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과 대선배님이신 최정화 작가의 작품을 볼 수 있다. 대중들이 잘 아는 피카소의 판화 작품과 보테로의 드로잉 작품, 그 밖에 쟁쟁한(비싼) 현대미술의 다양한 작품들을 고루 볼 수 있다. 이브 클랭의 작품도 있어서 좋았다. 2층으로 올라가면 백남준 작가의 작품들로 이루어진 방이 나오고 맞은편에는 안도 타타오의 드로잉과 건축 모형 등을 볼 수 있다. 

1관은 한국전통공예품이 전시되어 있는데 정말 아름다운 공예품들이 많다. 나전칠기 가구가 정말 화려하고 섬세해서 압도적으로 시선을 끌고, 전통 보자기의 색감과 다양한 형태의 소반을 보는 재미가 있다. 

현대가 소장품이라 그런가 돈들여서 좋은 작품과 공예품은 있는 대로 긁어모은 듯한 느낌이 팍팍 든다. 한국 전통 공예품이 많아서 정말 좋았다. 다양한 전시를 한번에 볼 수 있으니 이득이다. 1관까지 전시를 다 보고 나오면 정말 신기하게도 레스토랑이 바로 연결되어 있는데 돈까스 냄새가 아주 코를 찌른다. 정말 이상한 구조 ㅎㅎ 퇴장하려면 밥 먹는 사람들 옆으로 지나가야 한다;; 더 이상한 건 기념품 샵은 처음 매표했던 곳에 있음;;; 어쨌든 꽤 넓은 전시장을 둘러보고 나면 누구라도 출출해지기 때문에 그걸 노린 것 같긴 한데 사실 전체적인 전시장의 고급진 분위기를 생각하면 너무 생뚱맞고 관람객을 고려하지 않은 동선이 본태뮤지엄의 옥의 티 같다. 

비가 와서 외부 공간은 잘 둘러보지 못했는데 5-6월쯤 수국철에 가면 더 예쁠 것 같다. 

개인적으로 안도 타타오는 성산 쪽의 휘닉스 파크 내 유민미술관과 민트 레스토랑이 건축물로는 더 인상적이었다. 전시보다는 건축물 위주로 감상하고 싶고 시간이 없다면 휘닉스 파크를 추천한다. 유민미술관은 모든 공간이 참 인상적이고, 민트 레스토랑은 통유리로 되어 있는 내부도 좋지만 바닷가쪽의 정원이 아기자기하게 아름답다. 

본태박물관에 간다면 간 김에 인근의 방주교회도 같이 둘러보는 게 좋다. 이타미준이 설계한 건축물로 심플하면서도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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