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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의 일기

11월 28일 (수) 혼자 생각하고, 혼자 밥먹고, 혼자 청소하는 건 외로운 일

by artist_nao 2018.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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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깨어있는 시간을 거의 혼자 보낸다.

일을 쉰지 세 달 밖에 안됐지만 3년은 지난 것 같은 기분이다. 이럴 줄 알았지만 일을 하는 것도 힘들었어. 어쨌거나 쉬기로 이야기했던 거니까 쉴 수 밖에 없었다.

혼자 매 끼니를 해결하고, 혼자 장을 보고, 혼자 생각을 하고 혼자 글을 쓴다.

또 혼자 사야될 물건 리스트를 뽑아 비교를 하고 주문을 하고 택배 받은 걸 혼자 정리한다.

혼자 드라마나 영화를 틀어놓고 밥을 먹는다. 혼자 먹은 밥을 혼자 치운다.

혼자서 로봇 청소기를 돌리면서 그 아이가 닿지 못하는 구석을 청소해준다. 생각해보니 나보다 더 똑똑하게 청소하고 더 부지런한 걸 보고 있자면 사람 같아서 그럴 땐 혼자가 아닌 걸지도.

그러다가 혼자 잠들고 혼자 밤을 지새우기도 한다.

그래도 아직 머릿속에서 대화를 나누는 정도까진 아니니까 다행이다.

그런데 한동안 괜찮다가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갑자기 우는 일이 또 잦아졌다.

우울증은 아니다. 자살 충동도 공황 장애 증상도 없어졌다. 뭐랄까... 욕구들이 모두 거세당한 기분이랄까.

그물에 갇혀 벗어나려고 발버둥치다가 포기한건지, 아니면 안락한 온실 속에서 나올 생각을 안하게 된건지 모르겠다. 후자인 척 하는 전자같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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