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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리뷰]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기대를 가지고 재밌게 보고 있긴 하지만... /W의 송재정 작가

by artist_nao 2018.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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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처음엔 제목만 보고 그저 그런 여행지에서의 로맨스 드리마려니 하고 안보려고 했었는데 1화가 방영되고 보도되는 기사들을 보니 좀 색다른 내용일 것 같아서 본방으로 보기 시작했다.

증강현실 기술을 이용한 가상 세계, 게임과 현실이 교차하는 상황을 드라마로 묘사하는데 게임 영상같은 카메라 앵글과 특수효과가 재미를 주고, CG 퀄리티도 정교한 게 느껴진다. 한국 드라마에서 CG를 유치하지 않게 이 정도로 뽑을 수 있는 게 놀랍다. 카메라 구도나 색감, 배경 음악 등 전체적인 연출 감각이 좋아보인다.

1-5회까진 다소 늘어지는 감이 없잖아 있어 좀 실망스러웠는데 어제 6회부터 스토리가 많이 진전되어 다시 기대를 가지게 되었다.

단지 아직도 좀 거슬리는 건 게임에 접속하기 위한 스마트 렌즈 없이도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게임 속 캐릭터(죽은 친구)가 계속 나타나 공격한다는 점. 물론 이 말도 안되는 상황이 가상과 현실이 교차한다는 드라마 컨셉이긴 한데, 정말 귀신이 곡할 노릇 아니면 일어나기 힘든 일이다.

사실 전작인 드라마 <더블유 W>도 가상세계와 현실의 교차를 다루긴 했는데 웹툰 작가의 타블렛 pc를 매개체로 한다는 점을 시청자에게 반복해서 주지시키고 암시를 해서 나름 극에 개연성이 있었다. 물론 후반부는 총체적 난국으로 난리가 났지만...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W보다도 불친절하다. 극 중에서 가상게임 세계를 ‘마법’이라고 언급하는 장면도 여러 번 나왔는데 게임 프로그래밍과 스마트 렌즈라는 기술로 만들어진 세계를 무슨 흑마술마냥 막 불러오는 게 좀 많이 거슬린다. 렌즈를 끼지 않고도 캐릭터가 매일 자기를 죽이러 오고 싸우고... 그 이유가 무엇인가?

물론 약간의 암시로 추측해볼 수 있긴 하다. 일단 스마트 렌즈라는 매개체가 상관없으니 게임 상의 오류라고 보긴 어렵고, 상대를 죽인 그 장소가 버뮤다 삼각지대마냥 뭔가가 있어서 교차가 일어났다고 생각하는 게 그나마 제일 자연스럽긴 한데 그것도 참 애매한게 만약 그 장소에서 과거와 현재의 시간이 교차한다는 설정이라면 말이 되지만 이건 사람이 만들어낸 가상 게임이 현실과 교차하는 것이다.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이상한 점은 게임 프로그래밍과 관련이 있어야만 말이 된다. <W>에서는 매개체인 타블렛 pc가 요물이라 그걸 통로로 해서 모든 이상한 상황이 벌어졌어! 라고 말을 할 수가 있는데, <알함브라~> 는 처음의 설정과 지금 일어나는 이상한 일들(가상과 현실의 교차)이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걸 부정할 수 없다. 지금 상황에서 게임 제작자(세주 말고 아직 나오지 않은 마르코인가)가 흑마술을 부렸다던지 그래야만 말이 된다.;

왜나면 드라마 상에서 주인공이 어느 장소에 있든지 그런 기이한 일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고, 심지어 비서마저 그런 일을 겪고 있기 때문에... 현재 상황으론 스마트렌즈를 오래 사용했을 경우, 그것이 신경 교란(?)을 일으켜서 헛것이 보이고 그런 미친 상황이 와버렸다는 게 제일 말이 되지만 이미 극에서는 장소에 문제가 있음을 암시해놓은 상황이고... 사실 수많은 떡밥들을 어찌 해결해나갈지 모르겠고 어쨌든 찝찝한 상황 속에서도 그냥 재밌으니까 보게 되는 드라마.

어쨌거나 확실히 재미는 있다. 누구 말대로 시간도 순삭이고! 그렇지만 드라마를 다 보고 나서 무언가 마음을 탁 하고 치는 것이 있기를 기대한다. 전작 W는 재밌게 보긴 했지만 종영 후 마음에 남는 드라마는 아니었다. 어느 리뷰에서 송재정 작가의 작품들에는 무언가 인간적인 면이 빠져있는 것 같다고 쓴 걸 봤었는데, 난 전작인 W만 봤으므로 작가의 작품들에 대해 딱히 할 수 있는 말은 없다. 그렇지만 W만 봤을 때는 인간적으로 마음을 울리거나 기억에 남는 대사같은 건 없었다. 한번 더 보고 싶어지고 시간이 흘러도 머릿속에 박혀있는 대사들이 있는 드라마가 진짜 명품이 아닐까.

물론 재미와 의미를 함께 가져가긴 힘들 수 있겠지만 이번 드라마에선 인간적인 무엇도 느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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