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7일(일)/ 김영하 소설 <오직 두 사람>/ 적절한 결핍

오랜만에 나간 독서모임

새로 들어온 몇몇 분들을 포함해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선정 도서인 김영하 소설의 <오직 두 사람>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여러 편의 단편 소설이 묶인 책인데 미리 간단하게 정리를 해와서 이야기할 때 좀 더 편했다. 중간 중간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나 새롭게 떠오르는 생각들도 간단히 적기도 하고... 

글마다 호불호가 갈리긴 했는데, <아이를 찾습니다>라는 글이 공감을 많이 샀다. 보니까 나도 그 단편에 대해 가장 많이 의견을 적어 놓았었네. 사람들 보는 시각이 비슷한지 수상작이긴 했다. 김영하 작가의 책은 처음 읽었는데 어떤 회원 분이 다른 장편들도 추천을 해주셨다. 대다수 이들이 전개 방식이 참신했다고 평했는데, 솔직히 나는 읽으면서 기대했던 것보다 평범하다고 생각했다. 여러 사람들이 이야기한 그 독특한 전개도 좀 문학적 장치인 것 같고, 많은 작가들이 그러하듯 일부러 약간 비틀거나 애매하게 끝내거나 한 느낌? 그리고 뭐랄까. 진짜 전형적인 한국 소설같다는 생각. 

<아이를 찾습니다>는 특히나 더 그랬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한국 작가들은 힘들고 고되고 그런 삶을 많이 그린다. 민족적 정서인지 뭔지. 아무튼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각각의 단편들마다 메시지는 조금씩 다르지만 전반적으로 관통하는 주제는 '상실'과 '상실 이후의 삶'이다. 작가가 언급하기도 했고.

예전에 대략적으로 생각해놓은 주제 '적절한 결핍'에 대해 다시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아이를 찾습니다> 속 남자 주인공이 아이를 유괴당하면서 겪은 1차적 상실, 이후 아이를 되찾게 되면서 겪게 되는 더 큰 충격인 2차적 상실 이후 자살까지 생각했다가 다시 희망을 찾는 과정을 보면서 '적절한 결핍과 고난'이 사람을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걸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예전에 인상깊게 읽었던 양귀자의 <모순>이 다시 떠오른다. 아무리 생각해도 인간은 적절한 고통과 고난을 먹이로 살아가는 동물같다. 지나쳐도 또 너무 부족해도 안되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편하고 안정된 삶을 꿈꾸며 오늘 하루도 힘겹게 살아가는데 과연 그 삶을 이루고 나면 행복할까? 삶을 지탱하고 있던 받침이 사라져버린다면? '고난'과 또 그것에 세트처럼 따라오는 '희망'이 우리를 살아가게 한다. 

좀 더 정리하고 다듬어서 마저 글을 완성해야겠다. 낙서처럼 일기로 쓰는 건 부담이 없는데 정리해서 브런치에 올리는 작업은 참 힘들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