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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44

[포토에세이] 누군가에게 (부제: 잠시 멈춰서서) 쉼없이 달려오다 무엇가에 차여 멈출 수밖에 없을 때가 있어.해야만 되는 것들에 치여서 한치 앞만 보다가..멈추어 서면 사방을 둘러볼 수 있지.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사람들은 하루를 이틀처럼 쓰라고 하더라.그래서 한 때는 나도 열심히 시간을 체크하며그렇게 열심히 하루를 살아냈었어.오늘 하루 내가 한 일이 뭔지도 모른 채 정신없이 그런데 내 의지와 상관없이 무언가에 맞아 정신을 잃고허허벌판에 덩그러니 서 있더라구.여기가 어딘지, 어디로 가야만 하는지 알 수 없었지.주위를 둘러봐도 이정표 따윈 없었어. 참 이상하지?나는 그동안 끊임없이 튀어나오는 이정표를 따라서 길을 걸어 왔거든?근데 거기 딱 떨어져 놓여 있을 땐 정말 아무것도 없는 거야.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울고만 있었지. 온통 깜깜해서.. 날이 밝을 때.. 2017. 3. 11.
[일상에세이] 범인(凡人)들의 가능성 (부제: 어디로 가야할지 모를 때) 막 대학에 입학했던 새내기에 1년 정도 출신 고등학교가 있는 지역에서 지원해주는 학사에 머물렀던 적이 있다. 서울권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을 위해 지역에서 마련된 기숙사인데 저렴한 가격에 시설이 좋아 나름 경쟁이 치열했던 것 같다. 나를 포함해 운이 좋아 들어간 몇몇을 제외하곤 소위 명문대에 다니는 학생들이 많아서인지 영재가 많았으면 하는 어른들의 바람인건지 기숙사 이름이 '영재관'이었다. 갓 스무살이 된 나는 모 여대에 다니는 굉장히 성실한 언니와 한 방을 쓰게 되었는데 이런 저런 이야기들도 많이 나누고 알게 모르게 배운 게 참 많았다. 알람 소리를 듣고도 침대에서 벗어나질 못하는 나와 달리 언니는 매일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등교 전 영어 공부까지 하고 가는 사람이었다. 그렇게 완벽해보이는 언니에게도 아.. 2017. 2. 23.
[일상에세이] 평범한 전문가 (부제: 신발 가게 청년의 눈빛) 여행을 마치고 올라오는 길목에 아울렛을 들렀다. 우리 동네에선 먼 곳이라 가기 힘들기도 하고 나름 괜찮다는 평이 많아서다. 무료 쿠폰북도 구하고 음료 쿠폰도 살뜰히 챙기고 여차하면 밥만 먹어도 되니 나쁠 건 없으니까. 서울 근교에서 좀 많이 떨어진 지역이어서 그런지 굉장히 넓고 점포도 많은데다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놓았는데 좀 휑하다 싶을 정도로 손님이 적었다. 우선 운동화를 보려고 스포츠 매장을 하나씩 들러보는데, 내가 고민하는 것처럼 보였는지 어려보이는 점원이 먼저 말을 건넨다. 사이즈며 이것저것 물어보는데 젊은 청년의 눈빛이 참 초롱초롱하다. 이 제품은 어떻고, 저 제품은 어떻고... 사실 운동화에 대해 아는 것이라곤 몇 가지 용도별 디자인이 있다는 것밖에 없었다. 운동화 뿐 아니라 등산화나 구두 등.. 2017. 2. 23.
[일상에세이] 원하는 것은 원하지 않을 때 온다. (부제: 마음 비우기) 사실은 많이 조급해하고 있어. 우리 나이가 적은 나이는 아니잖아... 빠르면 애가 둘이고, 다들 결혼해서 첫애를 낳고 그 아이가 꼬물꼬물 기어다닐 그런 나이, 서른 셋. 미혼인 친구는 얼른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소개팅도 열심히 하고 동호회도 나가보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아마 서른이 넘은 여자들은 대부분 동감할 것 같다. 결혼 날짜를 잡은 또 다른 친구에게 물었다. 어떻게 만났어? 어디가 좋아? 친구는 별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그냥~ 처음에 직장 동료로 만나서 친구처럼 지냈는데.. 계속 만나다 보니 그렇게 됐어. 전 남친과 혹독했던 연애를 끝내고 소개팅 노래를 불러대며 노력하던 이 친구는 수많은 소개팅 남들을 뒤로 하고 직장 동료와 만나게 되었다. 어렸을 땐 내가 노력하면 웬만한 .. 2017.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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