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쓰다44

키워낸다는 것, '적당히'의 어려움 일을 쉬고 난 후로 언제부터였는지 화초를 기르고 있다. 이사오기 전까지 나름 큰 뱅갈 고무나무를 그럭저럭 잘 길러오고 있었고, 머리카락 자라듯 무성함을 자랑했던 애플민트와 향이 강한 바질, 그 밖에 여러 꽃들.. 또 종자가 다른 건지 시중에 파는 것들의 절반 크기밖에 자라지 않던 쌈채소들. 하나 둘씩 들여와서 숲처럼 무성해진 베란다 정원을 가꾸는 주부들 마음이 백번 공감되었다. 얼마 전 방문했던 꽃집의 사장님 말씀이 손님 중에 일부러 비실비실한 아이들만 골라 사는 아주머니도 있다 하니 확실히 식물이 허한 마음을 달래주고 '키움'의 기쁨을 주는 게 맞나보다. 아무래도 학교에 나가지 않으니 키울 아이들이 없어서 허전했는지 강아지나 고양이, 기타 동물들은 자신이 없고, 나도 모르게 만만(?)해보이는 식물을 하.. 2017. 8. 1.
위협받는 삶, '모두가 이기는 게임'을 위해 공기, 물, 음식... 생존이 위협받는 시대이다. 대량생산으로 먹을 게 남아돌고 (이게 지구 반대편까지 가진 못하지만..) 1인 1스마트폰이 필수처럼 여겨지는 이 풍요로운 시대에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기본적인 삶이 위태로워진 이유는 무엇일까. 아주 오래 전 우연히 이란 책을 접한 적이 있다. 저자인 스코트 니어링과 헬렌 니어링 부부는 현 자본주의 사회의 여러 문제점을 인지하고 사회운동과 소박한 생활방식을 실천하며 자신들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삶을 꾸려나갔다.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한 절대적 물질은 결코 부족하지 않다. 우리가 결핍을 느끼는 건 상대적인 것인데, 문제는 사회가 이를 부추긴다는 것이다. 더 많은 돈을 갖기 위해 끊임 없이 상품을 만들어내고 광고로 사람들을 유혹한다. 꼭 필요한 물건이 아닌.. 2017. 8. 1.
아버지의 문장들 인생에서 너무도 중요했던 시험을 보러 가던 날 아침, 고사장까지 가는 차 안에서 아빠로부터 전화가 한 통 걸려왔다. 우리 큰 딸~! 가서 퍼즐 푼다 생각하고 편하게 갔다 와 긴장으로 밤새 잠도 못자서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는데 어찌 보면 속 편한 소리로 들릴 수 있었겠지만, 아빠가 그렇게 이야기해주시는 순간 마음이 탁 놓였다. 1년에 한 번 뿐이라 사실 모든 수험생에게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는 시험인데, 그래 뭐 까짓것 그냥 될대로 되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아빠의 주문 때문인지 1차 시험에서 생각보다 결과가 좋게 나왔다. 어렸을 때부터 일하시느라 바빠 우리 삼남매와 자주 시간을 보내주시진 못했지만 늘 가장의 자리에서 응원해주셨던 아빠.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순간에 한번씩 결정적인 한 마디를 해주셨던.. 2017. 8. 1.
저출산 및 육아 문제는 모두 여자 탓? "기혼여성 학력 높아지면서 출산율 '뚝' 떨어졌다" "출산 기피 심각..자녀없는 기혼여성 100만 돌파" 요즘 인터넷 포털 기사를 볼 때마다 저출산 관련 기사들이 메인에 꼭 링크되어 있다. 재밌는 게 기사 제목이다. '여성', '엄마', '-녀' 등 여자를 지칭하는 용어가 꼭 들어간다는 것이다. 위 기사 제목들에는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문제점이 두 가지 있다. 첫째, 저출산 문제는 '여성'에만 국한된 것이라 암시한다. 그동안 관련 기사에서 '남성' 혹은 '아빠' 등 남성을 지칭하는 제목은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부부'도 아니고 무조건 '여성'의 문제로 치부하는 것 자체가 기자들의 편견이고, 이런 글이 대중들이 쉽게 접하는 매체에 노출되어 은연 중에 학습된다는 게 문제다. 더 웃긴 건 모 연구 기관에서 .. 2017. 8. 1.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