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 새학기를 준비하는 근무날이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이런 저런 걱정거리가 많았지만, 제일 크게 다가오는 건 바로 교실 상태... ㅠㅠ
내가 맡은 교실을 들어가보니 복도쪽 벽과 붙박이 책장이 전부다 낙서로 가득했다. 거울 옆 벽과 앞 벽도 여학생들이 묻혀놓은 입술 틴트 자국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분명 대청소 날도 여러 번 있었을 텐데... 정말 심해도 너무 심해서 깜짝 놀랐다.
나도 모르게 어떤 선생님이 담임을 하셨는지 보게 될 수밖에 없었다. 낙서 뿐 아니라 칠판 지우개통도 완전히 화석이 되어 있어서 답이 안나왔다 정말...
정말이지 애들 태도라든지 청소같은 생활지도를 아예 안하신 것 같았다.
도저히 안될 것 같아 입학 전에 한번 더 학교에 가서 청소를 하려고 하는데 진짜 앞이 막막해서 알바 어플에 구인 글까지 올렸다가 내렸다; 혼자서 그 많은 낙서를 지울 엄두가 사실 안나긴 하는데 개학 전이긴 하지만 그래도 학교에 외부인을 들어오게 하는 것도 아닌 것 같아 일단 1차 청소를 혼자 해보기로 했다. ㅠㅠ 완전 몸살각....
다른 학급을 다 둘러보아도 정말 최악인 상태 ㅜ 신이시여 왜 저에게 이런 시련을 주시는지...
인상이 좋으셨던 전 담임선생님.. 그렇지면 교실을 보고 있자니 진짜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정말 뒷모습이 아름다운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일단 어차피 교실이 정해진 거 어쩔 수 없으니 받아들이고 해결 방법을 찾아야지. 그리고 무엇보다 나중에 내가 떠날 때는 정돈을 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헉 소리가 나오지 않게 평균은 되어야지..
사실 몇 년 전 담임했던 교실들을 이후에도 보고 하는데 2013년, 14년에 환경미화했던 흔적이 아직도 있는 걸 보면 뿌듯할 때도 있다. 게시판이나 부착물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깔끔하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었기 때문에 다음 년도 또 그 다음 해까지도 내가 만들어둔 게시판이 유용하게 사용되는 걸 보면 기분이 좋다.
어쨌든 이번 일을 반면교사 삼아 뒷모습이 아름답고 깨끗한 사람이 되어야겠다.
'나오의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3월 18일(월) 이제 한 숨 돌리려나? (0) | 2019.03.18 |
---|---|
3월 5일(화) 새학기 시작! (2) | 2019.03.05 |
2월 11일(월) 잠 못 이루는 나날들 (0) | 2019.02.12 |
2월 3일(일) 이제는 정말 행복해지고 싶다. (0) | 2019.02.03 |
2월 1일(금) 미세혈뇨, 현미경적 혈뇨 소견/ 미치겠다 정말 (4) | 2019.02.0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