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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순이♥ 육아일기

임신 20주 배뭉침, 조기진통, 자궁수축 경과 1/ 입원, 라보파 부작용

by artist_nao 2019. 7.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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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일 전 제주도 다녀올 때도 컨디션이 괜찮았고 물론 마지막날 반삭 사진(예비 만삭 사진?) 찍는다고 좀 걷기도 걸었는데 갔다와서 하루 쉬고 연극보러 지하철에 계단에.. 갔다와서도 며칠 동안 집안일한다고 엄청 움직이고 요리하고 책상 앞에서도 오래 앉아있고 그게 무리였나보다 ㅠㅠ

엊그제 하루종일 밀린 빨래하고 밥하고 또 앉아서 이것저것하고, 딱히 배가 뭉친다는 느낌도 없었고 간간히 태동도 있기에 조기 진통은 전혀 생각도 못했다 ㅠㅠ

근데 오후들어 배가 급격히 뭉치더니 누워있어도 풀리지가 않아서 왜이러지 하다가 밤에 잘 때도 뭉치고 생리통처럼 살짝씩 아프기도 해서 잠을 좀 설쳤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그대로 뭉쳐있어서 안되겠다 싶어 산부인과에 연락했더니 빨리 오란다.

에이치아이 난임 병원 졸업하고 집에서 가깝고 출산이 가능한 아란태 산부인과로 병원을 옮겼었다. 제주도 가기 전 18주에 김낙연 선생님께 초음파를 보고 이상 없는 것 확인하고 그 다음 이번이 두번째였다.

산부인과 가는 차 안에서 뭉쳤다가 좀 풀렸다가를 반복하는 느낌이었고, 진료를 봤더니 선생님께서 아기 문제 없고 무리해서 자궁이 놀란 것 같다며 뭉치고 풀리는 게 10분 간격으로 일정하게 나타나는 게 아니라면 집에서 꼼짝말고 누워서 쉬라고 하셨다.

사실 뭉치고 풀리는 느낌이 긴가민가해서 잘 모르겠다고 하니 일단 집에 가서 쉬라고 하셔서 집에 와서 누워있는데 생리통 같은 통증이 계속 반복돼서 넘 무서워서 병원에 다시 왔다.

태동 검사기 같은 기계로 자궁 수축 정도를 재는데, 동그란 초음파 기계를 배 아랫부분에 벨트로 고정하고 기계를 켜면 수축되는 수치가 숫자로 나온다.

2-3분 간격으로 꽤 높은 수치가 반복됐다 ㅠㅠ 70-80까지 올라간 것 같은데 그럴 때마다 배가 정말 꽉 쪼이는 느낌이었다.

수액으로는 안잡히고(수분 공급을 충분히 해주면 자궁수축이 잡히는 경우가 있다고 함), 자궁수축억제제인 라보파가 들어갔다. 1단계 당연히 안잡히고 2. 3단계까지 올렸더니 완전히는 아니고 수축이 좀 잡혔다. 그래서 입원일로 올라감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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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실이 넘 비싸기도 하고 보통 출산한 산모 위주로 준다고 해서 3인실로 왔는데 좀 불편하긴 했지만 적응은 금방 됐다. 다만 잠자리가 바뀌고 불편한데 설상가상 화장실을 한 시간에 한번씩 가느라 밤을 새고 나니 제정신이 아니었다... ㅠㅠ

라보파 부작용이 밤에 본격적으로 나타났는데 가슴 두근거림은 입원실 올라오고 좀 사라지고 손발 떨림과 호흡이 답답한 증상이 더 발전되더니 밤에는 열이 올라오고 입이 계속 마르면서 손발은 아예 저리고 팅팅 붓기 시작했다. 정말 밤에 다 자는데 나 혼자 복도를 지나 화장실을 왔다갔다하려니 죽는 줄 알았다. 복도 저편은 어둡게 꺼져 있는데 정말 귀신 나오는 줄..

안그래도 힘든데 못자니까 제정신이 아니고 퇴원을 요청했지만 아침에 다시 수치가 안좋아져서 4단계로 올라감 ㅜㅠ 현재 45를 쭉 맞고 있다. 진짜 하늘이 무너지는 거 같았다. 손발은 완전 부들부들 떨리고 족저근막염 증상이 있던 오른발 발꿈치는 너무 아파서 바닥에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

어쨌든 퇴원은 최소 2-3일 뒤로 미뤄졌고 입맛도 없고 눈물만 주룩주룩 났다. 임신도 정말 몸고생 마음고생해서 됐는데.. 올 초에 난자 채취 이후 염증으로 인한 출혈로 입원했을 때가 생각났다. 난 정말 시험관 시술 전부터 죽다 살아나고(물론 그 전에 실패한 시술들까지..) 기적적으로 임신돼서 다행히 아기도 무척 건강하고 내 상태도 좋아서 이제 큰 고생은 끝났다 생각했는데...

떡순이 생각해서 울지 말아야지 했는데 떡순이 심장은 잘 뛰고 있다고 했지만 자궁 수축 온 이후로 태동도 안느껴져서 너무 불안했고 몸이 너무 지쳐 눈물이 계속 났다. 확실히 울면 자궁 수축에 더 안좋다 ㅜ

수축이 잘 안잡히는 상황이긴 하지만 그래도 빨리 병원에 온 걸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집에서 버티다 혹시라도 큰일 나면 정말 후회했을 것이다. 일단 병원에 있으면 잘못될 확률은 낮으니 퇴원 사인이 떨어질 때까지 있어야만 한다. 떡순이를 생각해서.

병원에서 이틀째 저녁을 보내고 있다. 엄마가 급하게 낮에 올라오셔서 병원에 오시고 남편이랑 교대를 해주셨다.
엄마가 오니까 마음이 한결 편해지면서 하하호호 웃기도 하고 간호사 선생님께서도 엄마랑 닮았다며 얼굴이 폈다고 다행이라고 하셨다. 그 즈음 떡순이가 발차기를 해서 태동이 느껴졌다. 남편에게 얼른 손 대보라구 해서 남편도 느끼구 엄마는 못 느끼심. 확실히 내가 맘 편할 때 떡순이가 활발히 움직이나보다. 수축될 때 혹시나 떡순이가 불편할까봐 그게 제일 걱정이다.

지금 가장 힘든 건 잠을 잘 못자는 것도 화장실을 너무 자주 가는 것이다. 후자 때문에 전자가 안되는 것도 있다.. 소변줄을 꼽아봤지만 너무 아파서 다시 뺐다 ㅠㅠ 그것 땜에 아파서 자궁 수축이 더 오는 느낌.

3인실. 내 옆에는 먼저 있었던 제왕절개 산모, 그 옆은 오늘 새로 들어온 자연분만 산모다. 나한테 어제 출산했냐며;; 20주 조기 진통 땜에 입원했다고 하니 죄송하다 하셨다 ㅜ 축하한다고 말씀드림. 그저 부러울 뿐이다. 잘 버텨야 하는데 의사선생님은 내가 넘 건강해서 무리하다가 그런 거라고 하셨다. 쉬면 나아지겠지...

다행히 라보파 부작용은 이제 적응이 된건지 거의 다 사라졌다. 오늘 밤은 좀 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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