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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의 일기

6월 17일 (수) 손가락이 베여서 응급실행... 뻔질나게 드나드는 여의도 성모병원;; 이제 그만 안녕하자~

by artist_nao 2020.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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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유식이랑 간식 각각 3일분을 만드는데 중간 중간 설거지를 하면서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유식 만들고 식히는 동안 배퓨레도 완성하고 마지막 설거지를 하는데 순간 칼에 살이 서걱하고 베이는 느낌이 나서 너무 놀랐다. 아기용으로 세라믹 칼을 여러 개 쓰고 있는데 세라믹 과도에 순식간에 손가락이 베었는데 피가 줄줄 났다 ㅠㅠ 처음에 손가락이 확 나가버린 줄 알았는데 다행히? 손가락은 붙어 있고 자세히 보니 손톱 쪽도 베여서 아 뭔가 단순히 집에서 지혈하고 연고바른다고 될 수준은 아닌 것 같아 병원에 가기로 했다.

뭐 손가락이 잘린 건 아니지만 육안으로 봤을 때나 느낌이나 좀 깊게 베이긴 해서 일단 손수건으로 말고 잠옷 바람에 겉옷만 걸쳤다. 마스크랑 지갑 챙겨서 택시 타고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ㅋㅋ 진짜 여의도 성모병원 제 2의 고향 같은 느낌이다. 정말 뻔질나게 왔다갔다 하고 응급실도 여러 번 가서 내 집 같다 진짜 ㅋㅋ

가는 길에 혹시 별 것 아닌데 넘 오바해서 응급실까지 가는 건가 가서 민망하면 어쩌지 좀 고민도 됐는데 시간도 자정이 되어 가는 시간이라 갈 수 있는 병원도 없고 또 당장 아기도 봐야 하니까 빨리 가서 꿰매고 오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카카오 택시 부르고 그 와중에 남편한테 배 퓨레 식혀놓은 것 좀 냉장고에 넣으라고 부탁했다 ㅋㅋ

손가락 다친 것보다 진짜 할 일도 많은데 다쳐가지구 너무 짜증났고 부주의했던 내 자신이 더 짜증났다 ㅜㅜ 게다가 오늘은 그래도 이유식 만드는 게 일찍 끝나서 11시반쯤 마무리하고 있어서 이유식 중기 식단표도 좀 짜고 잘 계획이었는데 그게 제일 짜증났다. 뭐 응급실 갔다와서 항생제 먹고 자려고 주전부리 먹으면서 이렇게 하소연하듯 주절 주절 일기를 쓰곤 있지만;

성모병원 응급실은 참 한결같이 변한 게 없다 ㅋㅋ 접수하고 들어가서 안내 받고 기다렸다가 처치실 가서 처치하는데- 상처 부위를 보시고 또 아마도 전공 선생님이시겠지? 응급실 선생님과 전공 선생님 같이 보시더니 다행히 상처가 사선으로 나서 신경은 이상없고 손톱 뿌리가 아슬아슬하게 빗나가서 괜찮았다. 이 부위가 다치면 손톱이 안자란다고 함;;; 와 진짜 어마무시하다... 손이 진짜 중요하긴 하구나 ㅜ

처음에 사실 경미한(?) 상처인데 응급실까지 온건가 싶어서 민망하지 않게? 미술 전공이라고 이야기하며 혹시 몰라 왔다고 했는데 오길 잘한 것 같다. 안올 정도는 아니었음. 여쭤보니 지혈이 계속 안돼서 꿰매긴 꿰매야 된다고 하셨다.

국소 마취제 주사를 맞기 전에 선생님이랑 얘기를 하다가 아까 방금 손등 다쳐서 온 환자가 처치 받다가 기절해서 지금 수액 맞고 있다고 하셔서 급 무서워지기 시작 ㅋㅋㅋ 마취주사가 아프다고 하셨는데 기절할 정도로 아프냐고 여쭤봤더니 마취주사는 잘 맞으셨는데 상처 부위 벌어진 거 보고 기절하신 거라고 했다.

그래도 너무나 무서워서 긴장하고 있는데 전공 선생님 들어오시고 한참 설명해주시는데 쌤 손에 마취주사가 계속 들려있어서 기다리는데 더 긴장됐다 ㅋㅋㅋ 손가락 밑 쪽 양쪽 신경에 한번씩 주사를 맞는데 좀 아프긴 했지만 그냥저냥 참을 정도였다. 음?? 근데 손가락 끝 찢어진 부위 주변을 누르면서 마취 확인을 하셨는데 감각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음 ㅋㅋㅋㅋ 상처 바로 옆 양쪽으로 다시 맞아야 된다는데 정말 누가 봐도 엄청 아플 것 같았다 ㅋㅋ 와 진짜 고문 당하는 줄 알았다. 넘 아파서 살짝 소리지름 ㅜㅜㅜㅜ 주사바늘 꽂히는데 진짜 무슨 와~~ 근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움직이지 말라고 약 들어가야 된다는데 2차 통증 ㅋㅋㅋ 마취 주사 바늘도 긴데 진짜 손가락 관통하는 느낌이다. 특히 손끝 미쳐버리는 줄. 일제강점기 때 손끝에 가시 찔러넣어서 고문했다는데 진짜 잔인한 것들임.

드디어 마취가 되고 꿰매시는데 다행히 감각이 없었다 ㅋㅋㅋ 진짜 마취 안됐으면 미치게 아팠을 듯. 그치만 사실 마취주사가 더 아팠을지도 모른다 ㅋㅋㅋ

처치해주신 선생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정말 좋으셨다- 여의도 성모병원은 진짜 거의 모든 의료진이 친절한 곳. 몇 년째 가도 한결같다. 응급실 만족도 설문조사도 하시던데 다 아주 좋음으로 체크 ㅎㅎ

파상풍 주사를 맞아야 한대서 세라믹 칼에 벤 건데 맞아야 하냐고 하니까 벌어진 상처에는 감염될 위험이 있는 거라고 하심. 10년마다 한번씩 맞으면 된다고 해서 맞았다. 왠지 10년 동안 또 다칠 일이 부지기수일 것 같아서;;; 항생제도 타오고 항생제 먹고 자려고 지금 주전부리 먹으면서 소화 시키고 있다 ㅎㅎ

아이러니하게 다쳐서 응급실 가는 길이 정말 오랜만에 산책 나온 길이었다 ㅠㅠ 아기 자니까 남편은 아기 봐야 해서 혼자 택시 타고 왔는데 창문으로 바람 쐬니 좋긴 좋았다. 가끔 밤에 한번씩 드라이브라도 나와야 겠다.

이사 날짜 한 달 남았는데 빨리 뜨긴 떠야겠다. 작년에는 남편이 부엌 쪽에서 쓰러져 두피가 찢어져서 성모병원 응급실에 왔었는데 이번에는 내가 다침... 남편 다쳤을 때 나는 임신 중후반 이었는데 같이 응급실 처치실까지 들어갔어서 처치실도 익숙했다;;

휴. 올해 경자년도 물기운 많은 해인데 수기신이 나는 진짜 조심해야 했는데... 게다가 이놈의 자묘형 ㅠㅠ 우리 아가도 나처럼 일지 묘목이라 조심해야 한다.

이번 달은 임오월인데 다친 시간은 자정 전이라 신묘일... 신금 때문에 칼에 베인건지.. 자정 넘어서 임진일이 됐는데 임수 월에 임수날.. 겁재가 쌍으로 와서 그런가 야간 택시비에 응급실 비용까지 깨졌다 ㅋㅋ 돈을 떠나서 진짜 멘탈이 털려버림.

이사가면 근처에 동산도 있고 나무가 많은 지역이라 좀 낫지 않을까 싶다. 여기는 강 옆이고 아파트 이름도 강변이라서 진짜 나에게는 쥐약... 이곳에서 우리 아기도 가지고 낳았지만 정말 병원 신세 많이 졌었다.

손가락 물 안들어가게 해야하는데 걱정이다. 다른 건 장갑끼고 어찌저찌 해본다지만 아기 똥 물로 닦일 때 어쩌지;;; 그게 제일 걱정이다. 그래도 그나마 이유식 3일치는 만들어놔서 다행이다.

앞으로 정신줄 더 잘 잡아야겠다. 후처치 땜에 병원 또 가야하는데 넘 귀찮... ㅠㅠ 이 시국에 큰 병원은 안가고 싶지만 어쩔 수가 없다. 마취 풀리니까 아프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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