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임대주택이 들어오는 문제에 대하여/ 세입자 입장에서 본 부동산 대책

요즘 이 동네가 난리다.. 이사온지 얼마 안됐는데 부동산 대책 발표를 하면서 일방적으로 대규모 임대주택을 짓겠다고 했더라. 그게 구청에서도 모르고 있었음 ㅋㅋ

진짜 지금 정부 하는 꼬라지가 짜증났던 게 한 두가지가 아니었는데 부동산 정말 할 말 많다. 집값이 아주 확 올라서 집 사는 것에 올라타지 못한 우리는 주구장창 청약만 알아보고 있는데 청약도 점수가 안되고 대출도 막아놓고 추첨도 거의 없음 ㅋㅋ 그냥 평생 집 사지 말라는 것 같다. 사실 집값 오르기 전에 집을 샀으면 이미 대출금 갚고도 남았는데 이건 뭐 전세값이 이전 집값을 훌쩍 넘어서서 황당하고 어이가 없을 지경...

어쨌든 예전부터 살고 싶었던 이 동네로 지난 달 이사를 왔다. 서울에서 드물게 녹지가 많아 나의 로망 숲세권을 실현할 수 있기에 왔는데 ㅋㅋㅋ 집이 너무 낡아서 미쳐버림..... 싱크대 서랍이 망가져서 하나도 안 열리고 겨우 수리 요청해서 수리 받고. 방충망도 몇 개 만가져 있었고 집이 아주 난리였음. 연식 있고 임대로만 돌린 집이라 그런지 미치는 줄 알았는데 도대체 싸가지 없던 그 전 세입자는 부엌 찬장과 서랍장을 아예 안쓴건지 이해가 안됐다. 어쨌든 뒷모습이 아름다워야 한다는 걸 다시금 깨달은 계기.

사실 주변 환경이 정말 좋다. 아파트가 오래되긴 했지만 나무도 무성하고 단지 내에 작은 동산과 산책로가 있는데 정말 넘넘 좋음. 초등학교를 여기서 보낼지는 모르겠지만 단지 내 초등학교도 있고. 이사와서 긴 장마 때문에 자주 나가질 못해서 안타까웠을 정도.

교통은 지하철역이 가깝지 않아 좀 불편하지만 아이 어릴 때 키우기엔 딱 좋은 환경이라서 이사왔는데 부동산 대책 때문에 하루에도 몇 번씩 아파트 안내 방송이 나와서 솔직히 처음엔 짜증이 났었다. 집주인들이야 임대 주택 대규모로 들어오니 집값 떨어지니까 시위하고 난리고 방송에서도 아주 비장하게 시위에 검은 옷 입고 나오라고 하고 진짜 애 재우는 저녁에도 방송나오고 그래서 넘 싫었는데 자세한 내막을 알고보니 대책이 너무 심하긴 했다.

원래 이 지역은 임대 비율이 거의 절반 가까이 된다는데 그것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거나 차별하는 분위기는 전혀 아니라고 했다. 내가 봐도 그렇고... 임대 주택이 그렇게 많은지도 몰랐다.

주민들이 반대하는 건 인프라 구축한다면서 그게 벌써 십여년 이상 지연되고 지하철역도 없고 무엇보다 학생 수가 과밀이라서 수업이나 급식 등에 지장이 있다고 한다. 학교 증설을 요청했더니 돌아오는 답은 지을 부지기 없다는 이야기였는데 여기 널린 게 부지임 ㅋㅋㅋ 그래서 이번에 대규모로 짓겠다는 거고... 게다가 출퇴근 때 교통이 헬인데 그것에 대한 대책 없이 대규모 단지를 짓는 것도 문제가 있고.

무엇보다 들어온다는 주택이 50층 초고층에 실평수 7평 정도의 닭장 아파트.... 그것도 4개동이라고 했다. 솔직히 지금 이 동네에 그런 초고층 건물은 정말 안 어울리기도 하지만 왜 임대 주택을 그렇게 지어야 함??? 기존에 이 동네에 지은 임대 아파트들 보면 아닌 아파트들과 큰 차이도 없고 그렇던데 그렇게 사람이 살 수 있게 지어야지. 도대체 그 닭장에서 어떻게 사냐 정말...

능력 없어서 집값 쳐 올려놓고 생색내기 식으로 임대 주택 닭장처럼 미친듯이 짓겠다는 건데 정말 어이가 없다. 이건 무슨 앞뒤 안가리고 무조건 때려 지으면 주택 문제가 해결되나???

솔직히 이제 이사와서 몇 년 살아야 되는 세입자 입장에서 봐도 짜증나는데 집사서 살고 있는 사람들, 특히 이 지역에서 오래 산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정말 화딱지 나겠다 싶다. 나야 뭐 이사온지도 얼마 안됐고 집주인도 아닌데다 아기도 어려서 시위나갈 수 있는 형편은 아니지만 어처구니 없는 일임은 분명함...

아직도 정권 바뀌려면 한참 남았다니 진짜... 휴. 어쩜 장관들도 하나같이 그렇게 앉혀 놔가지고 무능함의 끝이다 정말! 이명박 땐 아주 얄미웠고 박근혜 정부는 말이 안되는 정권이었지만 지금 정부는 아주 화딱지나 죽겠음. 딱히 기대한 것도 아니었지만 그래도 보수당보단 나을 줄 알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