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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의 일기

7월 12일(목) 그냥 좀 외로웠나보다

by artist_nao 2018.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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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따라 저녁에 혼자 밥먹기가 정말 싫었다.

암장에서 운동을 하고 동생들과 같이 먹고 싶었지만 뭐 어찌저찌 하다보니 늦은 시간에 혼자 패스트푸드점에 갔다.

먹는 것만으론 뭔가 부족해서 오락실에 가서 펌프도 하고 (오늘따라 붙박이처럼 매일 있던 여자가 없었다. 올레!) 코노에서(요즘 애들은 코인 노래방을 코노라고 하더라) 노래를 6곡이나 부르고. 그것도 우울한 발라드로만. 하긴 혼자서 미친x처럼 댄스곡을 부르기도 애매하지-

혼자 있으니 한 곡 끝나고 쉴 타임도 없고 곡이 멈춰있음 방안 불이 켜지니 민망해서 바로바로 예약해부르는데 연속 6곡은 좀 힘들긴 하다. 그냥 맨날 불렀던 곡들로 부르다가 박원의 <노력>을 여자키로 불러봄. 생각보다 안높고 부를만 한데 원곡의 느낌을 살리긴 힘들었다. 뭐 요즘 딱히 애절하고 그리운 감정도 잘 안들고, 뭐랄까. 좀 감정이 메말라있나보다.

나이들어서 그런가. 예전에는 다양한 감정들이 있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굉장히 단순화된 느낌이다.

왜지.. 일에 치여서인지. 딱히 새로울 게 없어서 그런지. 호르몬 변화인건지. 아무튼 그렇다. 그냥 잡생각들과 원초적인 욕구들만 있고. 감성은... 음. 가끔 심하게 찾아오는 우울감과 외로움 정도. 그리고 자주 찾아오는 분노(운전할 때와 일이 꼬일 때)

아무래도 나이들수록 설레임이 없어지기 때문인 거 같다. 일상에서 내가 느끼는 유일한 설렘은 암장에서 루트 잡을 때 느낌 ㅋㅋ 루트 못깰까봐 조바심, 잘 안되면 내 자신에게 분노, 그냥 즐기자며 마음을 비울 때 오는 평온함, 깼을 때 열광!, 하나가 잘 안잡힐 때 투정과 삐짐, 자기 전에 이미지 트레이닝할 때의 설렘과 두근거림, 근육이 펌핑될 때와 무브가 잘 풀릴 때의 쾌감 등등등 ㅋㅋ 그냥 홀드랑 연애하나보다.

확실히 즐겁게 몰입할 수 있는 취미가 있으면 덜 우울하다.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어서 그런건가. 우울증인 사람한테 단순히 운동을 권하는데 그냥 미친듯이 몰입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나는 게 중요하다. 가장 쉬운 게 연애. 음 아마도 나는 연애가 끝났기 때문에 우울증이 왔었던 건가... 어쨌든 평생 밀당할 수 있는 클라이밍을 만나서 참 다행이다 ㅋㅋ 홀드가 계속 날 밀어내고 튕기다가 포기한 순간 또 확 당겨버리니 이 매력덩어리한테서 헤어나올 수가 없다 정말.

몸이랑 체력만 좀 받쳐주면 좋으련만. 타고난 게 약한 걸 알지만.. 그래도 노력하면 좋아지겠지.

평소같음 운동만 하고 와도 뻗어버리는데 오늘 부로 바쁜 게 좀 끝나서인지 에너지가 남아서 그런가 외로움도 느껴지고 ㅎㅎ 그만큼 마음의 여유가 좀 생겼나보다.

어쨌든 어떤 한 감정에 너무 깊이 빠져들지 말자. 생각도 마찬가지. 생각이든 감정이든 한 가지에 과하게 몰입하지 않도록 균형을 잡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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