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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의 일기

7월 9일(월) 볼더링 축제

by artist_nao 2018. 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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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토요일에 드디어 암장 볼더링 대회에 참여할 수 있었다. 금요일 하루종일 일에 시달리고 다음 날 아침 늦게까지 딥슬립하느라 지각 ㅜ

그래도 하루종일 볼더링 축제에 있어본 적은 처음이다. 암장 이사 전 클라이밍 배운 지 얼마 안됐을 때 잠깐 2시간 정도 참여해본 이후로 볼더링 대회 때마다 일이 생겨 기회를 다 놓쳤다.

와 정말 하는 것도 재밌고 구경하는 것도 재밌고 진짜 무지무지 재밌었다~!! 게다가 서클 10주년이라니!

어쩌다 보니 암장에 다닌지 일년이 훌쩍 넘었다. 올 겨울이면 2년. 뭐 중간중간 병원에 다니고 어디 갔다오고 하느라 한두달씩 쉬기도 했지만 그래도 운동이든 취미든 특별한 목적없이 그냥 좋아서 이렇게 한 곳을 오래 다녀본 적은 정말 처음이다.

선생님과 자주 보는 동생들이나 선배님들, 또 애기들. 이젠 다들 반가운 얼굴들이다. 우울증으로 힘들었던 시기를 클라이밍과 암장 분들 덕분에 이겨낼 수 있었다.

볼더링 대회가 끝나고 식사도 맛있게 하고. 뒷풀이도 따라갔다. 직장 특성상 회식도 거의 없고 모임도 없을 뿐더러 친구들 지인들은 다 애 키우느라 바쁘고, 사실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자리가 거의 없다. 난 사람들과 어울리고 이야기하는 걸 정말 좋아하는 사람인데.. 우울증이 온 건 내 자신 때문이 아니라 상황이 날 그렇게 만든 것일수도 있다.

다들 정말 재밌고 좋은 분들이라 진짜 정신줄 놓고 내내 웃느라 배꼽 빠지는 줄 알았다. 이렇게 편하고 즐거운 자리가 나이들수록 거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최대한 못마시는 술을 조절해가며 민폐 안끼치는 선에서 즐겁게 시간을 보내려고 했다. 아니 그냥 시간이 술술 흘러갔다.

낮에 볼더링 축제도 그렇고 저녁 때의 술자리도 그렇고. 눈치 안보고 아이처럼 내가 하고 싶은대로 참여할 수 있는 장, 예민해진 신경을 완전히 놓아버릴 수 있는 시간이 정말 소중하다는 걸 느낀다.

물론 축제는 금방 끝나고 그 뒤엔 다시 일상이 찾아오지만 그건 축제 이전의 것과는 다르겠지. 디오니소스의 힘을 빌려 살짝 미쳤다 돌아오는 것도 나쁘지 않다. 안그럼 정말 미칠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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