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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의 일기

3월 3일(토) 감사일기를 쓰자

by artist_nao 2018.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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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꼭 보라며 톡으로 보내준 영상

흉하게 변한 얼굴로 복직하고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야 했기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니 꼭 보라며 보내줬다. 

영상을 요약하면 생각한대로 몸이 반응한다는 것. 긍정적으로 생각만 한다면 스트레스도 몸에 유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오늘 우연히 본 티비 프로그램에서 '기적'의 사례를 소개하는 걸 보았다. 

인상적이었던 것이 불의의 사고로 목 아래 하반신 마비가 온 여자가 있었는데 의사들이 재활이 불가능하다고 진단을 내린 상황이었다. 이후 여자는 데이트 어플에서 한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었는데, 그와의 결혼식을 앞두고 하나의 목표를 세운다. 자신의 두 발로 서서 식을 올리고 싶다는 것. 다들 불가능하다고 포기하라고 했지만 그녀는 꾸준히 재활치료에 임하고 코어 운동, 하체 운동에 집중했다. 결국 결혼식장에서 기적적으로 서서 걸어들어가게 되었고, 남편과 춤까지 출 수 있게 되었다. 그녀의 다음 목표는 달리는 것이다. 

이 사례를 보고 나니 내 경우는 정말 가볍게 느껴졌다. 노력만 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사람의 생각이라는 게 정말 놀랍다. 


지나간 걸 후회하는 건 의미가 없다. 

다가오지 않은 미래를 불안해하고 공포스러워하는 건 의미가 없다. 

그냥 지금 이 순간, 현재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내려놓는 게 너무 힘들었다. 우선 내가 한 선택에 대한 후회.. 지나간 과거를 내려놓는 것. 꼬리에 꼬리를 물고 그 때 그러지 않았더라면... 이라는 후회를 너무 많이 했다. 근데 의미가 없잖아.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니. 그냥 놓아버리자. 

불안한 미래를 내려놓는 건 더 힘들다. 사실 지금도 잘 되지 않는다. 가장 좋은 방법은 믿는 것이다. 나와 같은 상황에 처했던 사람들이 남긴 후기들... 대부분은 다 돌아왔다. 그 때까지의 시간은 다 달랐다. 1년 이상 걸린 사람들도 있었고, 몇 개월만에 돌아온 사람도 있었다. 돌아오지 않았다는 사람도 물론 있었지만 거의 없었다. 돌아온 사람의 경과가 나와 무척 비슷했다. 물론 시간은 걸렸지만...  좋은 것만 생각해야 불안을 내려놓을 수 있다. 과거는 내가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정리를 하고 마음을 비우기가 더 쉽지만, 미래는 그렇지 않다. 그렇기에 믿는 수밖에 없다. 

사실 과거도, 미래도 생각하기 나름이다. 생각의 힘이라는 게 정말 무섭다. 지나간 과거를 떠올려봤을 때 실제 그 당시는 추했고 미련했고 고통스러웠으나 이후 나는 그걸 미화하고 아름다운 추억과 교훈만을 뽑아 기억한다. 미래 역시 마찬가지. 어떤 일이 다가올지 모른다. 언제 죽을지도 모르고... 미래는 지금의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물론 내 앞에 행운과 불행이 어떻게 놓여있을진 모르지만... 지금 불행하면 다가올 미래도 그 불행이 쌓여 더 불행해질 것이다. 지금 행복하다면 설사 불행이 오더라도 이겨낼 수 있다. 만약 그렇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지금은 행복할테니까 더 낫지 않은가.


그래서 감사일기를 쓰기로 했다. 행복해지기 위해서. 그동안 힘든 것에만 포거스를 뒀기 때문에 난 힘들었던 것이다. 

매일 생각나는 것들을 한 가지씩 이라도 써보자. 아주 사소한 것일지라도. 어찌보면 그게 제일 소중한 것일지도 모른다. 


1. 불과 한 달 전에 나는 보름 내내 잠을 아예 못잤었다. 그런데 지금은 잘 수 있다. 불안해하지만 않으면 잘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지난 이틀 잠을 아예 못잤지만 피곤해서인지 어제는 쓰러지듯 잠들어서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 정도였다. 피곤해서 알람을 계속 끄기 바빴기에 정말 행복했다. 그 피곤함이 정말 소중했다. 

2. 이웃의 사소한 친절이 날 행복하게 만든다. 자주 가는 채소가게에서 여러 가지 것들을 사고 잠시 맡긴 후 운동을 갔다와서 다시 찾으려 보니 내가 산 물건들이 담긴 봉투 안에 상추 여러 장이 담긴 비닐이 있었다. 아저씨께 여쭤보니 아까 계산해주시던 이모님이 넣어두셨단다. 상추 한봉지에 천원이었는데 양이 너무너무 많아서 이모님께 혹시 낱장으로 살 순 없냐고 여쭤봤는데 (우리 팽이 줄 먹이기 때문에 몇 장만 있으면 돼서...) 안된다 하여 알았다 했었다. 아, 그런데 가시기 전에 날 기억하고 넣어두셨던 것이다. 상추 몇 장이 내 마음을 정말 뭉클하게 만들었다. / 오늘은 걷기 운동을 하러 나가는데 경비아저씨께서 먼저 인사를 건네 주셨다. 혼자 운동을 나갈 때면 항상 외롭고 쓸쓸한 기분이었는데 정말 감사했다. 

3. 마음만 먹으면 항상 일을 할 수 있으니 감사하다. 어떤 이에게는 내가 하는 일이 정말 간절히 바라는 것일텐데.. 나도 예전에는 정말 간절했었다. 그런데 몇 년이 지나고 일 때문에 스트레스 받고 하다보니 일을 하면서도 짜증이 날 때가 많았고 빨리 쉬고 싶었다. 그런 마음이었으니 일을 하면서도 즐겁지 않을 때가 많았다. 부족한 나에게 기회를 주는 직장이 있고 좋은 동료들이 있어 정말 감사하다. 

4. 얼굴이 다소 흉해졌어도 예쁘다고 말해주는 남편이 정말 고맙다. 부작용을 겪는 사람들을 모아 톡방을 만들었는데 다들 남자친구와 헤어졌다고 한다. 얼굴이 변해서도 그렇고 이런 저런 이유로 아무래도 스트레스도 받다보니 그런 것 같다. 대놓고 남자친구가 거부감을 표해 이별한 케이스도 있었다. 내가 봐도 내 자신이 한심한데 그런 나를 이해해주고 지지해주는 남편이 있으니 얼마나 행복한가. 이런 상황에서 혼자였다면 더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다. 사실 남편과 사이가 항상 불안불안했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내게 좋지 않을 일이 생기더라도 날 버리지 않고 책임져줄 사람이라는 걸 새삼 깨닫게 되었다. 

5, 날 지지해주고 응원해주는 가족들과 친구들이 있어 정말 감사하다. 고민을 사실대로 털어놓았는데 진심으로 날 위로해주는 가족들과 친구들의 소중함을 다시금 알게 되었다. 또 인생에 있어 정말 값진 이야기들을 듣게 되어 깨달을 바가 참 많다. 정말로! 그들에게 한없이 감사하다. 

6, 이번 일을 계기로 전화위복이라고 몸과 정신 건강에 대해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된 것이 참 감사하다. '건강'이 가장 소중한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적고나니 감사할 것들이 참 많다. 다 적기 힘들 정도로... 앞으로 매일 매일 감사일기를 써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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