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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의 일기

5월 7일(월) 유체이탈 체험담, 종류, 가위눌림, 수행...

by artist_nao 2018.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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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유체이탈 현상을 겪고, 그동안의 경험과 여러 가지 양상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먼저 유체이탈의 종류

1. 부분적인 분리

20대 초중반 호흡 수행을 접하기 전까지 가위눌림이 무척 심했었다. 가끔 환청과 환상도 겪었다. 굉장히 괴로웠고 이불 밖으로 손과 발, 다리 등을 꺼내놓지 못할 정도로 괴로웠던 기억이 있다. 

가위눌림이 진행되다가 몸에서 무언가 분리되는 느낌이 들기도 했는데, 초등학생 때였던가 부분적인 유체이탈을 처음 겪었다. 그 날도 자다가 요즘 말로 딱 가위눌림 각이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날따라 누르는 느낌이 정말 심했다. 몸이 침대 밑으로 한없이 꺼지는 느낌이 들다가 분명 천장을 보고 있었는데 뭔가 상체가 몸에서 분리되면서 앞에 책상이 너무나 선명히 보였다. 그러니까 상체만 스르륵 일어나서 침대에 앉아있는 느낌으로... 실제 몸은 침대 밑으로 꺼지는 느낌인데 상체가 딱 분리되어 일어났다가 다시 순간적으로 원래 몸으로 돌아왔었다. 

뭐 그 뒤로 가위눌림과 함께 환청, 환상, 몸에 닿는 이상한 느낌, 부분적인 분리 등은 수시로 일어났다. 특히 잘 눌리는 장소가 있었다. 낯선 곳에서 잘 때도 종종 그랬고. 수행 이후로 기분 나쁘게 오는 부분적인 분리나 환상, 환청 등은 사라졌다. 

2. 몸이 허하고 피곤할 때 나타나는 유체이탈

몸 안의 기운이 넘쳐 흘려서 나타나는 유체이탈과는 느낌이 다르다. 아마도 가위눌림 대신 오는 것 같은데, 사실 수행 이후로는 거의 오지 않는다. 정말 스트레스 받거나 몸이 허할 때 온다. 뭐랄까 몸에서 희미하게 스스륵 분리되는 느낌인데 가끔 꿈같이 환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뭔가가 나를 끄집어 내서 패대기 치는 느낌이기도 하고 심할 때는 정말 제정신 못차릴 정도로.. 뭔가 큰 거인이 나를 마구 집어 던지는 느낌? 그런 정도의 느낌은 정말 몇 년에 한 번 올까 말까. 

3. 몸에 기운이 충만해서 나타나는 유체이탈 

이건 정말 놀라운데.. 사실 요즘은 수행을 거의 하지 못해서. 특히나 몇 달 전부터는 극심한 스트레스 상태에서 무리하게 수행하다가 상기증을 겪고 난 후로는 집중해서 수행을 하질 못했다. 어쨌든 기운이 충만해서 나타는 이탈은 좀 다른데. 몸 안에 모인 기운이 넘치고 흘러 척추를 타고 목 뒤쪽 머리 쪽으로 쑤욱 빠져나온다. 허할 때 나타나는 것과는 양상이 완전 다르다. 깨끗하게 싹 빠져나오는 느낌이랄까. 방 안 풍경이 그대로 다 보이는데 보통은 밤에 자려고 누웠을 때 유체이탈이 자주 나타나니 어두워서 주변이 잘 보이진 않는다. 낮에 일어날 경우는 약간 다른 색의 렌즈를 끼고 보는 것마냥 방안 풍경이 보인다. 대부분의 경우는 천장을 지나가지 못하고 몸으로 들어왔다. 천장이나 벽을 뚫고 나간 적은 정말 드문데, 유체이탈 상태에서 의지를 내어도 천장까지인 경우가 많았다. 의지를 내려고 하면 몸으로 들어와버리는 경우가 대부분. 

한번은 천장을 지나서 윗집에 올라갔는데 창가 커튼이 우리집 안방과는 달리 얇은 커튼이라 실내로 들어오는 빛으로 밝게 보인 적이 있었다. 창가만 보고 몸으로 들어와서 그 집에 있는 사람들을 보진 못했지만... 유체이탈 상태에서 누군가를 만나거나 본적은 없다. 

딱 한번 정말 놀라운 경험을 했었는데, 십여년 전 한창 호흡 수행에 열중해서 기운이 충만할 때였다. 뭣도 모르고 하라는대로 수행을 하다 소주천, 대주천이라는 것도 겪고, 무아 상태까지도 가보고. 신기한 경험들을 많이 할 때였다. 낮에 잠깐 누워서 쉬는데 뭔가 좋은 느낌, 충만한 느낌이 들더니 몸에서 혼이 쑤욱 빠져나가 순식간에 천장을 뚫고 날아가 다른 차원의 공간에 들어간 적이 있다. 보라색 화려한 꽃들이 핀 언덕을 따라 순식간에 날아 올라가서 (마치 무빙 카메라가 찍고 올라가는 영화 장면처럼) 언덕의 끝 절벽에 다다랐는데, 그곳에 앉아 맞은 편에 나를 응시하는 또 다른 나를 마주하게 되었다. 약간 근엄하기도 하고 감정이 없이 보이기도 했는데 한동안 얼굴을 마주하다 다시 쭉쭉 순식간에 내려와서 몸으로 들어온 적이 있다. 지금 생각하면 내 안의 진짜 나, 진아를 마주하고 오지 않았나 싶다. 


- 어쨌든 유체 이탈 현상 자체는 그리 중요한 게 아니다. 내 몸과 마음, 정신이 건강한 게 중요하지... 지금 몸 여기 저기가 기운이 막혀있는 느낌인데 이게 잘 극복이 안된다. ㅠㅠ 너무 오래 수행을 쉬기도 했고 같이 하는 이들이 없어 시너지 효과도 없는 것 같다. 그동안 몸과 마음도 많이 상했고... 우울증에 공황까지 왔으니. 지금 상황에서는 최대한 기력 회복에 신경쓰면서 건강함을 되찾는 데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 

- 유체이탈을 일부러 훈련하고 연습하고 자주 하는 건 위험할 수 있다. 자연스럽게 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수행을 하면서 나타나는 신기한 현상들에 현혹돼서는 안된다. 기감이나 기가 흐르는 것도 신경쓸 필요가 없다. 중요한 건 깨어 있는 것과 자연스러움이다. 

- 이런 이야기는 일반 사람들한테는 잘 하지 않는다. 정말 친한 친구나 아님 지인과 얘기하다 우연히 이야기하게 되거나.. 어쨌든 평범하게 들리지 않을테니까. 그래도 다행인 게 평소 헛것을 보거나 듣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건강하고 즐겁게 행복하게 지내야 한다. 우울함과 슬픔은 나 육체와 정신을 갉아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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