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주 1일. 난임 병원 마지막 날이다. 어차피 결과지를 받으러 다시 가야해서 그 때 의사 선생님, 간호사 선생님, 실장님께 다시 인사드려야겠다.
아침부터 분주하게 인사하며 드릴 간식거리, 난임 병원 졸업 선물을 소소하게 준비하려고 베이커리와 백화점에 갔는데 하필 오늘따라 엇갈리고 오픈 시간도 안되구... ㅜ 어쩔 수 없이 예약 시간에 쫓겨 병원부터 갔다. 도리어 잘된 게 선생님 초상화 선물을 드릴까 생각했었는데 시간 여유가 생겨 그것까지 같이 드릴 수 있을 듯. 오늘 선생님이 마지막이라고 하시는데 진짜 믿기지가 않았다 ㅠㅠ
2차 기형아 검사를 위해 초음파를 보면서 머리길이, 다리길이를 재는데 머리 크기 16주 4일, 다리 길이 16주 3일로 한국 애기들 평균을 상회한다;;; 초음파 기계가 서양기준이라 보통 원래 주수보다 덜 나온다고 하는데 넘어섰음.. 어쩐지 배가 주수보다 항상 너무 많이 나온 느낌이었는데, 어쨌든 양수량도 아주 좋고 자궁 경부 길이도 다 좋다고 한다. ㅎㅎ
귀요미 떡순이~ 꼬물꼬물 잘 움직인다. 자궁벽을 발로 차기도 하고 아주 활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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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음파를 보는데 이게 웬일 ㅠㅠ 쌤이 다리 사이에 보인다며... 12주 때 사진에서는 엉덩이도 미끈하고 갈라진 무엇가가 보여서 맘카페에서두 그렇고 선생님도 그렇고 딸 같다고 했는데, 13주 4일에 화살표 모양의 무언가가 존재감 뿜뿜... 선생님은 아직 고환이 발달될 시기가 아니라 확실히 모른다 하셨고, 카페에서도 탯줄일 거 같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게 12주 사진, 다들 딸이라고 함.
13주 4일 사진. 화살표 모양이 보이지만 삼각점은 애매하다. 탯줄이라고 생각함. 인터넷에 뜬 사진을 많이 봤는데 이런 화살표 모양으로 정말 흡사하게 나온 케이스가 있었는데 결국 아들이었다고 한다. 탯줄이 아니라 미사일이었나보다.
16주 1일. 오늘 초음파 사진.. 삼각점이 아주 잘 보인다.
그렇지만 난 태몽도 그렇구 여러 가지로 딸로 생각을 해왔고 딸내미들이 예뻐보이구 백화점가도 여자아이 옷만 보였는데, 선생님께 혹시 탯줄이 아니냐며 여쭤봤지만 탯줄은 저기 있는 저거라고 하심 ㅜ
초음파 사진을 맘카페에 올려도 봤지만 모두가 확실히 저건 고추라는 의견을 주었다....... 3주 전 초음파 때와 달리 점 세개가 삼각형 모양을 이루며 일명 ‘삼각점’이 아들 초음파의 정석이었다. 초음파 영상 내내 엄마 나 아들이야 고추있어 하고 일부러 보여주는 거 같은 느낌. 떡순이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쩍벌로 늘 자신의 심벌을 보여주고 있었던거다.
의외로 남편은 담담했는데 사실 자기는 지난 번 다리 사이 그것을 봤을 때 이미 아들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무조건 딸을 외치던 남편 눈치도 보이고 자긴 괜찮다 하지만 아닌 거 같은데.. 태명 떡순이는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옛날 딸부잣집에서 아들 나오라고 막내딸 이름을 말순이로 짓거나 남자애 이름으로 짓는 것 같은 느낌;
사실 어제까지만 해도 떡순이 딸내미 외동으로 키우면 어떻겠냐고 남편에게 이야기도 했었는데 병원문 나오면서 둘째딸을 꼭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료 끝나고 점심먹고 집에 와서까지도 내가 멘붕 상태인 거 보고 남편이 걱정을 하며 실망했냐고 물어본다. 진짜 사는 게 참 아이러니한게 한 때는 남자아이들만 그렇게 예뻐보여서 주변에 나는 아들 갖고 싶다고 외치고 다녔는데 임신을 포기했을 무렵부터 별 생각이 없더니 임신하고 나서는 여자애기들이 그렇게 예뻐보일 수 없었다. 지난 번 봤던 엘리베이터 진상 남자애에 이어 며칠 전에는 마트에서 얼음물컵을 쏟고는 엄마 눈치보고 뛰어다니는 남자애 보고 경악을 했는데,, 우리 떡순이는 제발 차분하게 잘 컸음 좋겠다.
주변에는 정말 대부분 아들이 많고 딸이 귀하던데 나중에 떡순이 장가는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치만 자기 인생이니 자기가 알아서 하겠지. 그리고 아직 성별이 100프로 확실한 건 아니니까 일단 기다려봐야겠다.
아들배 딸배 배 나온 형태나 임신선, 배꼽으로 구분하는 방법이 있던데 난 빼박 아들배이다. 태몽은 정말 딸 태몽이었고 과일도 엄청 땡겼는데 이런 건 다 속설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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