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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의 일기

12월 11일(월) 비슷한 처지/ 오직 두 사람

by artist_nao 2017. 1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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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학원 첫날이다. 다행히 딱 정각에 도착!


인원이 3명이라고 들었는데, 나 포함 5명이었다. 내가 중간에 들어와서 그런지 다들 어색해한다. 레벨 테스트를 받고 들어와서인지 수준이 비슷비슷해서 편한 기분이었다. 사실 작년 이맘때 똑같은 선생님께 레벨테스트를 받았었는데 그 때보다 더 떨어져서 좀 속상했었다. 


한 분을 제외하곤 나와 비슷한 또래들로 보였는데, 좀 어려보이는 한 명 외엔 모두 기혼자에다 가정주부였다. 이야기 하는 중간에 남편이야기를 꺼내자 은근히 경계(?)하던 여자들이 안도의 미소를 띄며 호의를 보여주는 것 같다. 보통 여자들은 새로 들어온 여자에 대해 경계심을 보이다 본인들과 비슷한 환경(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이거나 좀 털털해보인다 싶으면 굉장히 호의적으로 다가온다. 


다들 수업에 열심인데다 매너도 좋고 또 선생님께서도 열성적이셔서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만족스러웠다. 영어공부 목적도 있지만 오전 시간을 잘 활용해보자는 마음에 수강증을 끊었으니까 기왕 다니는 거 성실하게 참여하자. 


수업이 끝나고 동생과 만나 점심을 먹었다. 몇달 전 동생이 결혼한 이후로 우리의 대화 주제가 많이 바뀌었다. 남편얘기에 시댁얘기 등등... 그 전에는 무슨 대화를 했는지 기억나지 않을 정도다. 밥을 먹고 서점에 가서 책을 읽었다. 


김영하 작가의 <오직 두 사람>, 예전에 친구가 책에 내 이름이 나온다고 알려준 이후로 한번 보고 싶었는데 마침 이번 주말에 있는 독서 모임 선정도서이기도 해서 집어들었다. 집 근처 도서관에 가서 여러 번 검색을 했지만 그 때마다 예약 초과라 빌릴 수가 없었다. 그냥 구매해서 읽을까 생각도 했지만 한 번 읽은 후 또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만 사자는 주의라 좀 망설이고 있었다. 지금 집 책장에 있는 책 중 3할 정도만이 내가 원해서 산 책이고, 사실 선물받거나 어떻게 얻은 책들이 대부분이다. 때때로 처분하는데도 불구하고 항상 그런 책들이 또 쌓인다. 


어쨌든 요즘 서점에는 책을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테이블과 의자 등이 잘 구비되어 있어서 참 좋다. 추운 날씨에 도서관보다 더 따뜻하기도 하고. <오직 두 사람>은 생각했었던 것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단편들로 엮여져 있어 가볍게 읽기 좋다. 나름 메세지도 있고 비교적 무난한 내용들이다. 약간 현실적이고, 약간 어둡고, 약간 무겁다. 한국 작가들이 쓰는 글은 어딘가 모르게 비슷하게 깔려있는 정서가 있는 것 같다. 소설 자체 내용에 대해서 나눌 이야기는 많이 없을 게 뻔한데, 독서 모임가면 주로 또 책 내용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겠지? 지난 번 모임 때 책 내용과 연관된 사적인 이야기를 했다가 어색해졌던 게 떠오른다. 어차피 서로들 그렇게 친한 사이도 아닐텐데 자기 이야기들 좀 하면 어때서. 특히나 소설은 읽고 나서 결국 자기의 경험을 거울 삼아 비춰봐야지만 의미가 있는 건데... 뭐 독서 모임이 100프로 만족스럽진 않더라도 다른 이들의 이야기를 듣는 건 어쨌든 도움도 되고 흥미롭다. 


저녁으로 소고기 무국과 계란말이를 했다. 야채를 다져넣은 달걀물이 돌돌 잘 말아져서 기분이 좋았다. 국도 처음엔 밍밍했는데, 멸치액젓을 좀 넣더니 맛이 살아났다. ㅎㅎㅎ 남편 입맛 취저였는지 웬일로 밥을 한 공기 더 먹는다. 힘들어도 집밥을 자주 해먹어야겠다. 내일은 아침 7시에 병원에 가야한다. ㅜㅜ 병원은 그만 좀 가고 싶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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